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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아동 익사…한달 다되도록 "펜스 설치" 말만

한강서 아동 익사…한달 다되도록 "펜스 설치" 말만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에서 놀던 어린이가 울타리가 없는 곳을 통해 한강에 들어갔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물빛광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뒤늦게 사고 지역에 울타리를 치기로 했지만 사고 한 달이 다 되도록 여전히 방치하고 있어 늑장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소방당국과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후 4시께 한강공원 물빛광장에서 부모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모(12) 군이 한강에 빠졌다.

물빛광장에서 울타리 없이 한강으로 바로 연결되는 계단을 혼자 내려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

김군의 아버지가 곧바로 물에 뛰어들었지만, 김군이 허우적대는 데다가 수심이 2.5m 이상으로 깊어 구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0여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이 물에 빠진 김군을 건져 올렸을 때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김군은 결국 다음날 숨을 거뒀다.

김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많이 노는 물빛광장에서 강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 구간만 왜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울타리가 있었으면 우리 아이가 그리 쉽게 물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현장에 구조 요원이나 구명 튜브만 있었어도 아이가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마저도 없었다"며 "너무 억울해 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김군의 부모는 사고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과의 높이 차이가 큰 구간에는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김군이 사고를 당한 곳은 시민이 하천과 직접 접촉할 수 있도록 하려고 일부러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으로 사고 구간에 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3주 전에 인명 사고가 난 데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더위를 피하기 위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한강을 가장 많이 찾는 시기인 점을 고려했을 때 서울시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에 울타리가 없는 구간이 많고 사고 지점도 이 중 한 곳"이라며 "사람들이 한강과 직접 닿을 수 있게 한다는 애초 설계 방침에 맞게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군 사고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처음 공원을 설계할 때와 달리 최근 물빛광장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안전시설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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