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근로자는 일반 근로자와 다른 기준으로 과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상덕 판사는 29살 성 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성 씨는 콜롬비아 한국대사관에 채용된 외교부 7급 공무원으로, 2012년 6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준비를 맡아 일하는 직원 6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대사관에서 대사를 제외하고 스페인어에 능통한 직원이 성씨뿐이어서 각종 접견행사와 대통령 숙소 준비 등 많은 업무가 성씨에 몰렸습니다.
결국 성씨는 대통령 방문 전날인 2012년 6월 22일 뇌출혈로 쓰려졌고, 당시 임신 13주였습니다.
성씨는 격무에 시달리다 뇌출혈이 발생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 요양 승인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준비 기간 중 주당 초과 근무시간은 20~30시간으로 견딜만한 수준으로 격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성씨가 임신 중이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행 여성발전기본법을 근거로 들어 국가는 임신한 여성을 특별히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했고, 근로기준법에는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한 주 근로시간이 40시간이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성씨의 업무량이 전보다 증가한 것은 임신한 여성의 보호 의무를 규정한 법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하면 과로와 스트레스와 뇌출혈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공단의 불승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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