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내리지 않을 것 같던 장맛비가 전국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셨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중부 내륙은 그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무척 가물었죠. 이번 비로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물론 강수량은 해갈에 많이 부족하지만 밭작물이 타들어가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입니다.
27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장마가 6월 중순에 시작됐으니까 올 장마가 얼마나 늦은 것인지 알 수 있는데요. 장마전선을 밀어 올려야 할 남쪽 더운 공기의 힘이 유난히 약해 장마시작이 늦어진 것입니다.
장마는 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장마전선 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지루하게 비를 뿌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장마전선은 성질이 다른 거대한 공기들이 서로 힘을 겨룰 때 생기는데 계절의 흐름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어떤 때는 북동쪽의 차고 습한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발달하기도 합니다. 두 경우 모두 남쪽 더운 공기의 힘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이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북반구 중위도 지방은 편서풍지대여서 날씨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쪽 날씨와 이동속도, 변화경향을 분석하면 일기예보를 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장마전선처럼 시스템이 남북으로 움직이면 예보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여러 학자들의 노력으로 날씨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많이 알게 됐고 위성이나 슈퍼컴퓨터와 같은 유용한 도구를 갖게 되면서 일기예보 정확도가 높아졌지만 아직도 한계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마에 대한 장기전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상당히 확률이 높아진 3일예보도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일 년 가운데 예보가 가장 잘 맞지 않는 시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죠.
올 장마도 예외는 아니어서 시작시기에 대한 전망이 무척 불투명했는데 그나마 7월 초에 시작이 돼 다행입니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기상청이 구체적인 장마전망을 내 놓지 않는 이유도 전망이 매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앞을 잘 내다보기 힘든 때를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장마전망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마철의 특성을 알면 그나마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일단 장마철이라고 해서 비가 매일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장마전선의 폭이 좁을 경우에는 비 오는 지역이 매우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장마 초기에는 중부지방이 장마 후기에는 남부지방에서 맑은 날이 많은 것은 바로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장마 틈틈이 이어지는 맑은 날씨를 이용하라’ 이것이 제가 드리는 팁입니다.
두 번째 팁은 ‘장맛비가 남부에 이어질 때 보다는 중부에 이어질 때 남해안으로 휴가를 떠나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장마는 장마전선이 만주지방까지 물러가면서 끝나기 때문에 장마 후반부에는 주로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이 때 남부는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강조하는 팁은 바로 하나, ‘수시로 기상정보를 검색하라’는 것입니다. 최근 지구 기후가 요동치면서 변화형태도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인데요. 하루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면 매일 매일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너무 뻔한 팁을 무슨 대단한 것인양 강조하냐고 핀잔을 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진리는 늘 단순명료하니까요.
[취재파일] 장마 시작…장마철 효과적으로 지내는 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