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사고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는 특히 화재사고가 연이었는데요. 새벽에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부터 동대문 대형마트,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그리고 한 대기업 건물에서도 불이 났습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잇따르는 화재 사고의 원인과 대책, 그리고 화재 발생 시 대처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관련해서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도 요즘 좀 놀라시지 않으세요? 왜 이러는 걸까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상당히 요즘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 저도 매우 안타깝고 놀랍기도 한데요. 사실은 안전 의식이나 안전시설에 대한 어떤 미흡으로 인한 화재는 앞으로도 충분히 대처하고 개선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고, 그런 것들을 저희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다만 최근에 대형 화재가 잇따르면서 방화가 증가하거나 이런 건 상당히 우려할만한 일이거든요. 특히 일반적인 건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와 방화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 피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히 커질 수 있고. 그 다음에 모방범죄라든지 이런 것들로 이어질 수 있어서 각별한 조치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먼저 어제 새벽에 발생한 전남 장성 요양병원부터 살펴보면 말이죠. 지금 사망자가 무려 21명이잖아요. 불길이 빨리 잡히긴 했는데, 연기 때문에 대부분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 얼마나 위험한 건가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망자는 연기에 의해서 피해를 입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만큼 연기가 위험하다는 건데요. 화재 시, 화재가 발생해서 화염이 확산되는 속도보다 연기가 확산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거든요. 그리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연물의 종류라든지 화재 현장의 환기 상태, 이런 것들에 의해서 다양한 유독가스가 발생하거든요. 우리가 아는 것처럼 가장 대표적인 게 일산화탄소가 되는데요. 사실 이게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연탄가스라고 부르는 가스인데요. 최근에 캠핑장 텐트에서 질식사한 사고도 있었는데, 이것도 역시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 사고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아, 캠핑사고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네, 캠핑장 안에서 이를테면 모닥불 같은 것을 실내로 들여놨다가 중독되어서 사망한 사고들도 최근에 보도가 되었는데요. 사실 일산화탄소 경우에는 산고 공급이 잘 안 이루어지고 가연물이 많을 때 급격하게 많이 발생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일산화탄소 가스 같은 경우는 무색무취하기 때문에 그 존재 여부를 쉽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요양병원 같은 경,우 수면 중인 상태에서 피해자들이 실제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스를 흡입하게 되어서 더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일반인의 경우 어느 정도, 상황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요, 대략 몇 분이나 버틸 수 있을까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농도에 따라서 상당히 차이가 있는데요. 그 동안에 연구에 의해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3천ppm 정도, 즉 일반적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발생하는 연기 정도면 5분에서 10분 정도 노출이 되었을 때 두통이라든지 매스꺼움이라든지 어지러움 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유발된다고 알려져 있고요.
이보다 농도가 높아졌을 때는, 거의 1만 ppm 되었을 때는, 1분에서 3분 정도만 흡입해도 바로 사망하게 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 한 두 번 호흡으로 인해서 흡입해도 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위험한 가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연기가 일단 많이 발생했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하면 좋습니까?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일단 연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 것 자체는 상당히 피난 상의 위험을 주는 부분이거든요. 사실 초기 화재 때 이를테면 연기가 많이 확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빠르게 피난하는 이러한 피난 방법이 상당히 유효할 수 도 있는데요.
일단 어느 정도 연기가 공간 안에 확산이 되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무리하게 연기를 헤치고 피난하기 보다는 방호되는 공간이라든지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또 연기에 오염되지 않은 공간에서 그 방의 어떤 밀폐도나 기밀도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러한 부분들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령 출구를 찾기가 여의치 않다면, 연기가 방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거나 그런 밀폐된 공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게 낫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요양병원 같은 경우, 병실에서 화재가 난 게 아니기 때문에요, 창문이라도 빨리 열었으면 희생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일단 그 부분은 복잡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요. 사실은 창문을 열었으면 연기의 배출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또 열린 창문으로 인해서 외부의 산소가 공급이 되면서 실제로 연소 상황에도 유독 가스가 발생하는 부분들이 다소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화재가 오히려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창문 개폐 여부 때문에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예단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대처하시는 이런 분들이 급박한 화재 상황에서 창문을 열어서 연기를 배출하는 것에 대한 판단을 하시기가 어려우셨을 거라는 그런 생각은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이건 정말 문제 같던데, 해당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있지 않다고 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 아닙니까?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네,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우리나라 법의 사각지대가 있는 부분들은 사실이고요. 사실 요양병원은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건축법 용도상 의료시설로 분류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요양병원 같은 경우는 규모가 5천 제곱미터 이하여서 사실 의료시설로 구분이 안 되어서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 제외가 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똑같은 의료시설이라든지 환자들의 보호가 이루어지는 의료 용도라고 하더라도 규모에 따라서 이런 부분들, 시설들이 달라지다 보니까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전국의 요양 병원이 1천개가 넘는다고 하잖아요, 1천 2백 개가. 그런데 이 문제는 반드시 법적인 개정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사실 이런 부분들은 개선의 요지가 필요하고 그 동안에 많은 문제제기가 되었던 부분이거든요. 선진국인 미국 같은 경우는 단순히 의료시설에 관련된 부분들을 규모라든지 이런 것으로 판단해서 시설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의료 특성이라든지 의료 행위가 이를테면 마취를 요하는 수술, 왜냐하면 마취가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환자들이 대피하는 능력이 떨어지니까요. 동시에 입원하는 환자 수라든지 실제로 그 안에 일어나는 특성에 따라서 위험 시설이라든지 안전에 관련된 부분들 기준을 강화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이런 형태로 실제로 위험도에 따르는 이런 어떤 적정한 소방 설비의 적용이 될 수 있도록 개선의 여지가 필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요양병원 화재 참사 먼저 짚어봤고요. 지하철 3호선에서 벌어진 사건도 잠시 짚어보면요.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었다고 하죠, 70대 어르신인데, 인화물질 넣은 배낭에 불을 질렀어요. 정말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그런 상황이었죠?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네, 그렇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대구 지하철 사고 같은 굉장히 큰 사고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거로 생각이 되는데요. 사실은 대구 지하철 사고 때보다는 상당부분 많은 조치들이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서 작은 사고로 잘 정리가 되었지만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거나 아니면 과거처럼 우왕좌왕했더라면 대형 인명피해라든지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같은 칸에 정말 다행히 서울 메트로 직원이 타고 계셨다고 하고, 소화기로 바로 초동대처를 하셨다고 하죠, 시민들도 잘 협조해 주셨고요. 그런데요, 지하철 화재사고에 대한 대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건가요. 혹시 보완할 점은 없을까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이전에 비해서는 상당부분 개선이 된 부분들도 사실이고. 이번에도 확인되었듯, 이를테면 전동차 내에 불연화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부분 이루어져서 실제로 효과도 봤고요. 조금 더 개선할 여지를 굳이 찾으라면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열차 내에 이런 부분들을 신속하게 알려주고, 이를테면 플랫폼이라든지 대기하고 있는 곳, 아니면 매표소가 있는 다른 층이라든지 다른 공간에도 이런 화재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빠르게 전파해주고 그다음에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은 사실 잘 갖추어진 것에 더해서 훈련이라든지, 교육 이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거든요. 이러한 부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 내가 타고 있는 지하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일단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말씀드린 것처럼, 빨리 알리는 게 중요하거든요. 열차 내 설치된 비상 통신시설을 이용해서 기관사들에게 빨리 화재 상황을 알리고요. 가급적이면 신속하게 화재가 발생한 객차를 탈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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