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무산된 용산 일대는 낡은 아파트와 텅 빈 상가가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이 지역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은 지 40년도 넘은 아파트가 흉물스럽게 남았습니다.
7년 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발표됐을 당시 개발에 반대했던 구호들만 벽면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주택가는 쓰레기장처럼 변했습니다.
주택거래가 금지되면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주인들은 이자 부담에 시달렸고 상가 세입자들도 임대료를 내지 못해 하나 둘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주민 : 아우, 말도 못하죠, 말도 못하지. 장사가 되나, 가게가 다 죽었잖아, 지금. 가다가 멈춘 동네가 되어버렸다고, 이 동네가.]
개발 발표 이후 한때 배로 뛰었던 집값은 개발 취소로 내려앉았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이곳에선 또다시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개발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주민 : 국민이 믿을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어, 진짜. 그러니까 여태까지 믿지 못하게 하니까.]
선거 바람을 타고 괜히 분위기만 다시 어수선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용산 일대는 교통이 좋은데다 한강을 바로 앞에 끼고 있는 요지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한 개발을 추진하다 지역의 발전을 기약 없이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