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녹취록을 들어보면 해경이 배 안에 있던 승객들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게, 전혀 우연이 아니란 걸 다시 알게 됩니다. 해경의 구조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왕좌왕 그 자체였습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은 해경이 선체에 진입해 승객들을 구할 수 있었던 시간을 40분 남짓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골든 타임에 현장의 해경 경비정과 상황실 교신내용은 전혀 상황에 맞지 않았습니다.
우선, 일분일초가 급했던 선내 진입 명령은 도착 20분이 지난 9시 52분, 너무 늦은 시각에 나왔습니다.
[123 직원들이 안전장구 갖추고 여객선에 올라가...]
해경은 배가 너무 기울었다며 승선을 포기합니다.
게다가 이때에도 승객들을 탈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객선에 올라가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람.]
계속된 대응 조치들도 너무 한가했습니다.
[마이크를 이용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경비정에서 네 차례 안내방송을 했다지만, 세월호 안에 갇힌 승객들에겐 전혀 들리지 않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전상중/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전 해군제독) : 123정이 도착했을 때 배가 아직 완전히 가라앉은 게 아니거든요. 물론 위험하죠. 그러나 구호조치를 하는 최초의 팀들은 그런 위험을 안고 가야죠.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하지만 현장에 있던 해경은 어떻게든 직접 구조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항공을 이용해 우현 상부쪽에서 구조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해경의 구조 체계 동원 시스템도 문제였습니다.
[122 구조대가 와서 빨리 구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목포 122구조대는 사고 신고가 접수된 뒤 2시간 반 가까이 지난, 11시 2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단 1명의 승객도 구조하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