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한 2일 오후 서울시내 대형병원 응급실은 부상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오후 9시 현재 부상자는 총 238명으로 한양대·건국대·순천향대·국립의료원·서울중앙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중 76명이 진료를 받고 있다.
43명은 입원했고 33명은 진료를 받는 중이다.
병원에 들렀다가 간단한 응급조치를 받고 귀가한 승객은 162명이다.
진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중환자는 3명이다.
이모(80·여)씨는 쇄골 골절로 서울중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
50대 초반의 남성 최모씨는 뇌출혈 증상이 있지만, 수술은 할 필요가 없다고 의료진이 진단해 계속 진료하면서 증세를 관찰 중이다.
추돌한 뒤쪽 기관차의 기관사 엄모씨는 쇄골이 골절돼 국립의료원에 입원했다.
아직 수술에 들어가지는 않고 의료진이 관찰하는 상태다.
외국인 환자는 2명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은 건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59세의 바레인 여성, 40대 초반의 중국인 여성으로 모두 경상으로 파악됐다.
서울 시내 병원들은 열차 추돌 사고 직후인 오후 4시께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각 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속속 들어왔다.
응급실 앞은 환자와 보호자, 구급대원, 관계 공무원 등이 뒤엉켜 북적거렸다.
환자들은 허리와 목,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들어가 엑스레이 촬영, 체온 측정 등 각종 검사를 받았다.
환자들은 큰 부상이 없어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국립의료원에서 치료받은 한 여성은 "괌 여행이 며칠 뒤로 예정돼 있는데 세월호 사고에 이어 지하철 사고도 나니 트라우마가 생겨 여행을 못가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병원에 도착한 일부 환자들은 다리에 금이 가 휠체어를 탔다.
사고 충격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면서 들것에 실려 들어오기도 했다.
강형구 한양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경추·요추 염좌나 타박상을 입어 입원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월호 사건 때문에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급정거의 충격으로 서 있었던 승객들이 넘어지면서 무릎과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환자들은 원무과 앞에서 병원비 문제 등으로 서울메트로 측에 항의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국립의료원에서 만난 한 여성은 "메트로 측에서 추후에 수납을 해준다고 해도 수중에 당장 돈 10만원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귀가하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여성은 결국 지인에게 돈을 빌려 수납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를 부른 초기 늑장 대응이 이번 사고에서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순천향대 병원에서 만난 이순성(52·여)씨는 "불이라도 났으면 큰일 날 뻔했고 '안전불감증'이 재현됐다"며 "역에서 사고가 났으니 망정이지 선로 한가운데였으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경상을 입은 환자들은 오후 8시께 응급 치료를 마치고 놀란 가슴을 달래면서 대부분 귀갓길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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