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전국에 애도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공무원들이 잇따라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 동구의 장기근속 공무원 10명과 그 가족 등 19명은 지난 22일 8박10일 일정으로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서유럽 4개국을 둘러보는 여행에 나섰습니다.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 격려 시찰단'에 포함된 이들 공무원은 여행 경비로 1명당 450만원씩 모두 8천550만원의 구 예산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들 시찰단은 정부의 출장 자제 방침과 인천시의 비상근무 지침 등을 어기고 서유럽 여행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인천시 감사관실이 감사에 착수했으며, 구청 측은 뒤늦게 지난 24일 여행자 전원을 조기 귀국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인천 동구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나기 전인 지난달 21일 여행 계약을 했다"며 "여행사 위약금이 4천200만원이나 돼 어쩔 수 없이 일정대로 추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구에서는 지난 22일부터 4박 5일간 일정으로 대구경북경제구역청 공무원 15명이 해외 연수를 떠났습니다.
이들은 2천900여만원의 예산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 견학에 나섰지만 전체 일정에는 업무 관련 견학 외에도 왕궁이나 사원, 국립식물원 관람 등 관광성 일정도 포함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물의를 빚자 15명 가운데 3명은 지난 24일 오후 귀국했고 나머지 12명도 25일 돌아올 예정입니다.
대구경북경제구역청 측은 "견학지역은 경제구역청 업무와 관련 있는 것을 중심으로 했고 일부 관광 일정은 여행사가 짜 준 것"이라며 "위약금 문제로 취소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보건소장과 구청·주민센터 직원 16명이 지난 21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자매결연한 중국 베이징 하이뎬(海淀)구로 외유성 일정 중심의 연수를 떠났습니다.
서대문구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틀째인 지난 17일에도 구청과 산하 주민센터 직원 9명이 구 예산을 지원받아 10박 12일 일정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등 3개국에 가기도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지난 19일 직원 5명이 8박 9일 일정으로 포상 여행 성격의 해외 단체 여행을 떠났다가 이를 추진한 국장이 최근 직위 해제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