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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투 주교 "남아공 국민, 총선 투표 신중히 해야"

"우리 국민은 투표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단지 표를 던지는 (우둔한) 소가 돼서는 안 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민주화 투쟁의 거목인 데스몬드 투투(82) 주교는 23일(현지시간) 오는 5월 7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투투 주교의 이런 언급은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 정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뉴스통신 사파(SAPA)와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성공회 소속의 투투 주교는 오는 27일 남아공 민주화 2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케이프타운 성조지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투투 주교는 지난 20년 동안 민주화된 남아공이 성취한 업적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주마 대통령 정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주마 대통령 정부는 그동안 여러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야당, 시민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투투 주교는 기자들에게 때로는 평일 아침 그저 잠시 멈춰 서서 여러 피부 색깔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한다고 소개하고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시대의 남아공에서 그런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994년 민주화 이래 줄곧 집권한 ANC에 고마워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많은 국민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전기를 이용할 수 있으며 복지수당의 혜택을 입고 있다고 그는 나열했다.

주마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AIDS) 대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명예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남아공은 세계 최대 수준의 HIV 보균자, 에이즈 환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여전히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침대로 가는 현실은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투 주교는 이어 과거에 자신이 더는 ANC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언급은 마음이 무겁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난해 12월 서거한 ANC 지도자 넬슨 만델라의 뒤를 이은 후계자 중 책무를 다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남아공은 오는 5월 7일 총선을 실시하며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한다.

총선에서는 과거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을 이끈 ANC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패 스캔들 등의 여파로 ANC 지지율이 하락할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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