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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딸 미안해" 눈물의 조문행렬

"사랑하는 아들·딸 미안해" 눈물의 조문행렬
세월호 침몰사고 8일째인 오늘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출근길의 직장인, 사업장 문을 잠시 닫고 달려온 자영업자 등 슬픔을 나누기 위한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고 한줄로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분향소 입구에는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조화 60여개가 늘어서 있습니다.

체육관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제단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 2대에서는 고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반복해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묵념했습니다.

일부 조문객은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을 되뇌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발길이 이어질수록 분향소를 채우는 흐느낌도 커져만 갔습니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들도 삼삼오오 고개를 떨군 채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친구들 손을 꼭 붙잡고 온 1학년 여학생 3명은 "그냥 선배들 보러 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분향소 출입문 앞에 붙였습니다.

출근이나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습니다.

한 유치원 교사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을 먼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상점을 운영하는 한 40대 여성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오전 8시 30분 분향소를 찾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비통해서 할 말이 없다"며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생겼다며 앞으로 피해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배우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습니다.

신애라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위로하려고 빈소를 찾았다"며 "저희의 발길이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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