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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부인 휠체어를 직접 만든 남편…감동 사연

연애하면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 난감합니다. "나를 왜 사랑해?" 글쎄, 왜 사랑할까?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만약 사랑이란 감정의 유발 요인을 계량화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이 대답하겠죠. "음, 너의 외모는 100점 만점에 90점, 몸매는 80점, 학벌은 70점, 재력은 50점, 성격은 95점, 성공 가능성은 85점 등등. 각 항목에 가중치를 계산해서 종합 평균을 해보니까 82.5점이 나오네. 내가 이때까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네 점수가 가장 뛰어나니까 너를 사랑해."

멋대가리가 없는 대답일 뿐 아니라, 이런 계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왜 사랑하냐'는 질문을 받을 경우 정답은 이렇습니다. "너의 모든 것을 다 사랑하니까."

하지만 사실 사람들, 특히 남성에게 사랑의 조건으로써 상대의 외모는 매우 중요합니다. 상당수 남성은 외모를 1순위로 둡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남성에게 여성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면 무엇부터 물어봅니까? "그 여자 예뻐?" 열에 아홉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외모가 변하면 사랑도 변할까요? 배우자가 늙고 병들면 사랑이 사라지는게 당연할까요?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사는 76살 류티에얼씨의 빛바랜 사진속 아내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특별히 꾸미지도 않았는데 청순한 미모가 빛납니다. 맑은 눈망울과 갸름한 얼굴, 반듯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반세기 가까운 세월은 아름다웠던 아내의 외모에 깊고도 많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오랫동안 방직공장에서 고된 일에 시달리다보니 건강도 빼앗겼습니다. 28년전부터 시작된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손과 발은 점점 비틀어졌습니다. 이제는 혼자서 계단을 오르내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의 도움 없이는 의식주의 기본 생활조차 영위할 수 없습니다. 머리를 빗는 것조차 남편의 손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외모도 잃고, 아무 도움도 돼줄 수 없는 아내는 자신이 남편의 짐 꾸러미로 느껴집니다. 남편에게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류티에얼씨는 그런 상황이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아내가 마음 아파할까봐 일부러 더 밝은 척, 쾌활한 척 했습니다. 그리고 류씨는 아내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이용하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우상욱 특파원_50

류씨는 44년 넘게 광저우의 한 기계공장에서 기술자로 일했습니다. 초등학교 밖에 못나왔지만 머리가 좋고 손재간이 뛰어나 회사에서 명장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60여종에 이르는 지계차의 설계와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98년에는 '전국 10대 기술명인'이라는 칭호를 얻기까지 했습니다.

류씨는 이렇게 일생 갈고 닦은 기술로 아내를 위한 평생의 역작을 만듭니다. 지렛대의 원리를 적용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특수 휠체어를 개발합니다. 거의 모든 부품을 스스로 제작했습니다. 마침내 시제품을 완성했을 때 류씨는 아내에게 말합니다. "자, 이제 당신이 이 특수 휠체어를 시운전하고 평가해줘요. 내 휠체어의 실험 대상이라는 대단히 큰 역할을 맡아주는거요."

류씨의 휠체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운전을 하면 모두 몰려들어 구경하느라 정신 없습니다. 직접 만든 것이냐고 묻는 사람도 많습니다.

류씨의 휠체어는 TV의 공익광고를 통해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습니다. 아직 양산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사전 예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류씨는 조만간 상품 허가를 얻는대로 널리 보급할 계획입니다.
류씨는 자신의 휠체어가 BMW보다 더 가치 있고 더 대단하다 느낍니다. 자신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모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자신은 아내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고 자부합니다. 반대로 아내 역시 자신의 정신적 실체라 생각합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봅니다. 사람은 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까요? 아름다운 외모 때문일 수 있습니다. 내게 잘해줘서일 수도 있죠. 아마도 류씨 역시 아내의 외모와 당찬 생활력에 끌려서 사랑에 빠졌을지 모릅니다. 그럼 늙고 병들어 외모는 시들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사랑은 사라질까요? 어차피 사랑이란 감정의 유통기한은 최장 3년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을 상대로 사랑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길어야 3년 밖에 분비되지 않는다죠.

하지만 호르몬이 끊어져도 사랑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사랑 역시 생명체와 같이 성장하고 성숙하고 변모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한 시간, 둘만의 추억, 켜켜이 쌓아온 감정을 양분으로 말이죠. 어쩌면 그때부터가 진짜 사랑일지 모르겠습니다. 류티에얼씨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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