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렸던 모란봉악단이 오랜 '공백기'를 끝내고 화려하게 재등장해 눈길을 끕니다.
김정은 체제와 함께 출범한 모란봉악단은 그동안 미니스커트 등의 과감한 의상과 세련된 음악으로 파격적 행보를 하다가 한동안 보이지 않아 여러 가지 궁금증을 낳았습니다.
2012년 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결성된 모란봉악단은 여성 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김 제1위원장의 부인인 성악가 출신의 리설주가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24일) 모란봉악단이 어제 5천 석 규모의 4·25문화회관에서 공연했다며 평양 시민들로 공연장이 초만원을 이뤘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도 어제 시작한 모란봉악단 공연이 4월1일까지 계속된다고 소개했습니다.
모란봉악단이 열흘간 주민을 상대로 대규모 공연을 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2일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 당과 군부의 핵심 간부를 대동하고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지난 17일에도 김 제1위원장이 간부들과 이 악단의 공연을 즐겼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모란봉악단은 작년 10월 당 창건 68주년(10월10일)을 기념해 공훈국가합창단과 수차례 합동공연을 한 뒤 5개월간 공연 소식이 없었습니다.
악단 활동이 한동안 뜸했던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작년 장성택 숙청 사건이나 은하수관현악단 사건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작년 여름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여러 명을 음란 동영상 촬영 등의 혐의로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고 여기에는 모란봉악단 단장이었던 가수 현송월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작년 11월 숙청이 시작된 장성택 세력의 청산 과정에서 모란봉악단도 피해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조선중앙TV에 공개된 공연에는 이 악단의 핵심멤버였던 악장 겸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선우향희와 작년 7월 공훈배우 칭호까지 받은 대표가수 류진아가 빠졌습니다.
은하수관현악단 사건에 이어 북한 예술계에서도 영향력이 컸던 장성택 숙청이 겹치면서 모란봉악단의 내부 정비도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5개월간의 공백 기간을 거쳐 다시 등장한 모란봉악단의 공연 내용은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자나깨나 원수님 생각' 등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찬양과 충성을 담은 작품 일색입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모란봉악단을 내세워 김정은 '유일영도 체계'를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악단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모란봉악단의 활동 재개는 작년 장성택 숙청 사건 이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 내부정비 후 활동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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