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고로쇠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경남 거제지역 농가들이 최근 전라도 지역의 '가짜 수액' 적발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8일 거제고로쇠협회(회장 김양운)에 따르면 최근 거재시 동부면 등 도로변 판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 이어 온라인과 전화 주문량도 예년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한 유통업자가 거제와 양산지역에서 생산한 고로쇠나무 수액을 싸게 구입, 지하수와 사카린을 섞어 원액 100%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4년 동안 5억원 어치를 팔다 전남 순천경찰서에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는 거제에서 생산되는 고로쇠나무 수액의 절반 정도인 약 18만ℓ가 매년 전라도 등 외지 유통업자에게 팔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 일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고 있다.
거제지역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는 1990년 후반에 본격화했고 현재 산림청으로부터 채취허가를 받은 사람은 43명이다.
전국에서 처음 채취된다는 명성에 맞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데다 지역 자체 소비량도 적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채취 이후 유통 기한이 일주일 정도다.
거제에서는 매년 전체 채취량의 20% 정도가 팔리기도 전에 상품 가치를 잃어 폐기된다.
신선도가 중요한 수액 특성상 폐기되는 물량을 줄이려면 외지 도매상의 대량 매입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게 협회 회원들의 입장이다.
이에따라 거제에서는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지리적 표시제 등록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력도 없다.
전남 광양 '백운산 고로쇠 약수'가 전국 최초로 특허상품 등록과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등록으로 품질을 보증받아 전국적 명성을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조충오 거제고로쇠협회 사무국장은 "작업 여건이 영세한 우리 농가들은 행정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수액을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풍나무과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하는 고로쇠 수액은 뼈에 좋은 칼슘을 비롯해 칼륨, 마그네슘, 망간, 철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해 '골리수'(骨利水)로 불린다.
매년 24절기 중 대한 이후부터 3월 초까지 채취하는데 자연 상태 그대로의 생산물인 임산물로 분류된다.
물처럼 마실 수 있는 원액 상태로 주로 판매되지만 임산물이라서 수질 검사 기준 등을 적용받지 않는다.
수액 채취 과정의 청결도와 유통 과정의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고로쇠 수액에 지하수나 사카린을 첨가해 원액 100%라고 속여 팔면 처벌받는다.
별도 가공 과정 없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용기에 담아 판매할 때는 제품명, 업소명, 제조연월일, 내용량, 보관 및 취급방법 등을 표시해야 한다.
(거제=연합뉴스)
거제 고로쇠수액 채취농가 가짜수액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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