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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착오에 발목 잡힌 32년전 런던 폭탄테러 단죄

영 법원 "행정착오 사면도 유효"…전 IRA대원 기소 무산

1982년 7월 런던 도심 하이드 파크에서는 보행로 옆에 세워둔 자동차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교대식을 위해 지나던 근위병 4명이 숨지고 무려 31명이 다쳤다.

같은 날 점심 무렵에는 인근 리젠트 파크에서도 군악대 연주가 펼쳐지던 무대 밑에서 폭탄이 터져 7명이 사망했다.

북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의 분리독립 무장투쟁이 극심한 시기에 런던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탄 테러였다.

이로부터 32년 가까이 지나 영국 사법당국이 범행 용의자에 대한 지각 단죄에 나섰지만 법원이 소송을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체결로 행정 당국이 IRA 용의자들을 사면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용의자까지 명단에 잘못 포함시킨 착오가 기각 사유였다.

런던 법정은 25일 사건 용의자 존 다우니(62)에 대한 공판에서 과거 범죄 행위에 대한 사면이 행정 착오로 이뤄졌더라도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검찰의 소송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다우니는 사건 직후 체포영장이 발급된 상태였으므로 기존의 사면조치는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IRA 대원으로 활동하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 아일랜드에 정착해 살던 다우니는 지난해 휴가길에 나섰다가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체포돼 뒤늦게 법정에 세워졌다.

다우니는 기소에 맞서 북아일랜드 경찰과 영국 정부로부터 받은 사면확인서를 증거로 면책권을 내세웠다. 

그는 체포 이전까지만 해도 영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며 기소는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과거 폭탄테러는 자신과는 무관한 사건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북아일랜드 경찰청과 영국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 후속조치로 2007년 IRA 테러용의자 187명에게 사면조치를 내린 바 있다.

북아일랜드 경찰청은 이듬해 명단에 포함된 다우니가 사면대상이 아닌 점을 확인했지만 이를 철회하는 작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의 소송 기각은 과거 비극적인 테러사건을 둘러싼 정의실현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아직도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끔찍한 범죄에 대한 법정 처벌은 물 건너갔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리 스펜스 북아일랜드 경찰연맹 회장도 "이번 소동의 책임은 음험한 비밀거래를 추진한 정부 당국에 있다"며 "IRA 용의자 사면 과정에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엄정한 진상 규명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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