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은으로부터 되찾은 청주 도심 '알짜배기' 땅의 국가 귀속 작업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민영은 소유로 있던 청주중학교와 서문대교, 성안길 부근의 12필지(총 1천894.8㎡)의 국가 귀속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재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앞서 청주지법 민사항소1부(이영욱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5일 민영은의 후손 5명이 청주시를 상대로 낸 '도로 철거 및 인도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땅이 친일재산으로 추정되는 만큼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모두 국가의 소유로 귀속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후손 측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 땅의 국가 귀속은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2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국가귀속 작업은 법무부의 내부 검토 단계에서 진전이 없는 상태다.
법무부는 후손 측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도 그 실행 시기는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7월부터 4년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활동할 당시에는 국가 귀속이 결정되면 별도의 소송 없이 행정절차만으로도 소유권 이전을 매듭짓는 등기절차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권한을 가진 주체가 없어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을 통해서만 국가귀속을 마무리할 수 있다.
본격적인 소송에만 들어가면 나머지 절차는 의외로 쉽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법원이 국가 귀속의 당위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패소 가능성이 큰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에 후손 측이 구태여 돈을 들여가며 대응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후손 측이 대응하지 않는다면 무변론으로 1심에서 소송이 마무리돼 대략 3개월 정도면 국가 귀속 절차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분석이다.
시일을 미루다 자칫 또 다른 논란이 재발할 것을 우려하는 청주시로서는 법무부가 좀 더 국가 귀속을 서둘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청주시는 법무부가 권한을 위임한다면 직접 후속 절차를 이행하겠다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소송이 형식상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무부보다 토지대장 정리와 등기 업무 등에 익숙한 행정기관이 나서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땅을 이용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논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소유권을 서둘러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민영은의 후손은 2011년 3월 문제의 땅에 도로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청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지난해 11월 1심에서 승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민영은은 1905년 6월 충주농공은행 설립 위원으로 활동했고, 1913년 5월부터 6년간 충북 지방토지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일찌감치 친일 활동에 나섰던 대표적 친일파 인사다.
(청주=연합뉴스)
'친일파' 민영은 땅, 국가 귀속 언제 될까
법무부 2개월째 '내부 검토' 중…청주시 "서둘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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