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스쿠터를 몰고 골목골목을 다니는 이준익 감독.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홍은동 살이 8년차 주민이다.
그는 오래되고 미로처럼 얽힌 골목이 좋아 이곳에 왔지만 정작 홍은동 주민들에게 예전과 같은 정겨운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파른 언덕 때문에 고생하는 노인들은 언덕 위 집 대문 앞에 모여 소일한다. 그나마도 날이 추워지면 집 밖에 나오지도 못한다.
삼순이 김선아씨가 다녔던 대학교 본교가 있는 회기동. 이곳 역시 홍은동만큼이나 오래된 동네지만 주민의 반이 20대의 젊은이와 유학생들로 채워지면서 예전같은 골목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다. 게다가 뒷길로 이용되던 400미터에 이르는 골목은 10대들이 담배를 피우고 강도가 일어나는 몹쓸 장소가 되어버렸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