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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 가치 폭락…"전염 단계는 아닌 듯"

QE 축소·내부 불안 등 대내외 요인에 우려 가중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이탈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외부 요인에 정치·경제적 불안 등 신흥국 내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16% 폭락했다.

페소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리라화 가치도 최근 계속해서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앙은행이 상당한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러시아의 루블화와 남아프리카공화의 란드화 가치도 하락세다.

신흥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희망이었다.

일부 신흥국은 핫머니(단기성 투기 자금)의 유입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불평할 정도였다.

하지만 신흥국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QE) 축소 방침을 밝힌 이후부터 투자 자금 이탈과 통화 가치 하락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속, 중국 경제의 둔화 등 외부 요인 뿐만 아니라 자국의 정치·경제적 긴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겹쳐지면서 신흥국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인데 이어 이달에도 100억 달러 더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 축소는 미국의 달러화 가치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신흥국에 있던 자금의 이탈을 유발한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잠정치)을 기록, 반 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신흥국 내부 사정도 어렵다.

터키는 비리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남아공 정부도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국제 신인도가 더 떨어졌다.

WSJ는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브라질, 남아공, 인디아, 인도네시아 등은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흥국에 대한 위기감이 전염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루피아와 인도의 루피 가치는 지난 23일 상승했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져있다.

자금 이탈과 물가 상승을 막으려고 기준 금리를 올리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고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중앙은행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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