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천연기념물 등 많은 조류를 키우는 광주 우치동물원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23일) 오전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사육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조류 사육동을 꼼꼼히 청소하기가 무섭게 노란색 소독약품통을 들고 사육동 곳곳을 방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수리 두 마리가 갑자스러운 사육사의 소독에 놀라 아침에 먹은 먹이를 토해냈습니다.
빨간 쇠고기 살점이 독수리의 입에서 툭툭 뱉어져 땅에 떨어졌습니다.
AI 확산은 독수리들의 입맛까지 바꿔버렸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이어진 AI 확산 우려 탓에 동물원 측은 감염우려가 있는 닭고기 대신 3배가량 비싼 쇠고기로 먹이를 바꿔 임시로 먹였습니다.
그러나 한번 쇠고기에 맛을 들인 독수리들의 입맛이 쉽게 바뀌지 않자 동물원 측은 울며 겨자먹기로 지금까지 닭고기 대신 쇠고기를 먹이로 계속 주고 있습니다.
최근 AI 확산이 다시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료 값 절감을 위해 먹이를 바꿀 수도 없다고 사육사는 난감해 했습니다.
독수리들은 차가운 소독약을 피해 좁은 창살 안 우리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녔습니다.
이 독수리는 일명 대머리독수리라 불리는 유라시아 검은 독수리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243호입니다.
이곳 우치동물원에는 흑두루미, 청둥오리, 홍학, 펭귄 등 멸종위기종 10종 등 43종 270여마리의 조류가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지난 2010년 이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이력이 있는 큰기러기, 청둥오리, 수리부엉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중 수리부엉이는 텃새이지만 겨울 철새를 잡아먹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동물원 측은 AI 확산우려가 깊어지자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과 차량이 진입하는 진출입로에 방역 매트와 차량용 소독약품 살포장치를 설치했고, 직원들은 약 1~2㎞ 떨어진 외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출퇴근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또 방역차량이나 개인 휴대용 소독약 분무기를 이용해 사육동이나 동물들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에게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AI 발생지역을 방문하지 말라는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우치동물원 측은 AI가 광주·전남 지역까지 확산할 경우 관람객 출입을 통제하는 휴장까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AI가 동물원 독수리 입맛까지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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