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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근성…다시 뛰는 제주 조랑말

<앵커>

'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경주마는 서양 품종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제주 토종 제주마가 있습니다. 한때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쓰임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라산 중턱 목장에서 말테우리가 말을 불러 모읍니다.

말테우리는 제주방언으로 말몰이꾼을 뜻합니다.

말테우리 소리에 어디선가 하나둘씩 토종 제주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강춘기/말테우리 : 오로로로로 이거는 오라는 소리고, 어로로로로 이거는 가라는 소리입니다. (똑같은 것 같은데요?) 아니요. 말은 정확히 알아듣습니다.]

말의 본고장이라는 제주에서 강춘기 씨는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몇 안 되는 말테우리입니다.

강 씨는 제주마의 근성이 대단하다고 자랑합니다.

[아무리 짐을 많이 실어도 쉬면서라도 꼭 올라갑니다. 동산을. 그런데 큰 말들은 가다가, 한 번 가다가 부치면 포기해버리죠. 그런데 이 말들은 그렇지 않아요. 무릎 꿇리면서도 올라갑니다, 동산을….]

제주마는 1980년대 중반쯤엔 멸종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관계당국의 보호노력으로 지금은 2천 두를 회복했습니다.

[오운용/제주축산진흥원장 : 혈통을 보전하고 산업적으로 이제 이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제주도 내에 있는 모든 말에 대해서 등록을 하고 혈통관리를 하고 있는 그런….]

제주마는 목이 굵고 다리가 짧은 게 특징입니다.

2000년 이전엔 조랑말로 불렸으며, 훨씬 오래전엔 키가 작다며 '과하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제주마는 품종개량과 함께 다양한 산업 분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도내 경마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토종 조랑말을 서양 경주마와 교배한 한라마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경마에 치중됐던 제주의 말 자원을 승마와 같은 관광·레저 등 다각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기 단계지만, 말 기름을 활용한 비누와 화장품은 물론 제주마의 뼈와 고기도 건강식품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강민수/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 활용의 길은 상당히 다양하다고 봅니다. 3차에 유통, 4차에 의료 복지, 그리고 5차에 관광 레포츠를 한데 어우를 수 있는 고부가 융복합 산업입니다.]

정부는 최근 제주를 말 산업특구로 지정하고 승마시설 등 인프라 건설에 올 한해에만 57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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