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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에만 살짝 흘린 정보…개미 투자자만 봉?

<앵커>

한 재벌 계열사 측이 저조한 실적 정보를 기관투자가들에게만 미리 몰래 알려주는 바람에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화 배급과 기획,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CJ E&M입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16일 갑자기 9.4%나 급락했습니다.

회사의 IR 담당자가 당일 아침 몇몇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귀띔해준 게 주가급락으로 이어진 겁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 16일 아침에 알려줬습니다. 장 조금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적 생각보다 더 안 나올 것 같다' 이 정도죠.]

기관투자가들이 106만 주를 순매도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개인투자자들은 103만 주나 순매수했습니다.

주가는 다음 날 더 떨어져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를 키웠습니다.

경영 관련 주요 정보를 모든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는 '공정공시제' 위반 소지가 있는 겁니다.

금융감독원은 공정공시 위반으로 불공정 거래가 발생했을 경우 검찰에 고발 조치할 수 있는데, 실제 적발 실적은 미미합니다.

이번 CJ E&M의 경우도 금감원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 그런 것들이 있으리라고 생각되고 또 소문도 있지만 정보 확보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고.]

CJ E&M 측은 IR 담당자가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충격을 막기 위해 사전에 조정하려 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관행처럼 굳어진 기업 IR 담당자와 애널리스트 사이의 은밀한 경영정보 교환이 개인투자자들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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