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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엉망"…참혹한 시리아 난민 캠프

[시리아 난민 캠프를 가다] ① 임시주택 '카라반' 200달러에 암거래까지

<앵커>

시리아 내전이 2년 7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난민 숫자가 200만 명이 넘습니다. 상당수 난민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있어서 '인도주의 재앙'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참혹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난민 캠프를 저희 취재진이 다녀왔습니다.

유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취재진이 먼저 찾은 곳은 요르단 북부 시리아 접경 투네이바 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의 오른쪽이 이스라엘.

멀리 뒤로 보이는 곳이 시리아입니다.

난민들은 주로 경비가 허술한 밤 시간을 이용해 이 경로를 통해 요르단으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접경 마을 주민을 만나봤습니다.

주민들은 석 달 전까지 하루 300명이 넘는 난민이 넘어왔는데, 요즘에는 수가 줄었다고 말합니다.

[비랄 아라비에/주민 : 매일 난민이 넘어오고, (군)버스 5대~6대가 피난을 돕습니다. 여기가 주요 경로 중 하나입니다.]

난민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국경에서 15km 떨어진 유엔 난민 캠프입니다.

캠프 입구에는 난민들이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팔고 있고 아이들도 행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의도 면적 크기의 자타리 캠프에는 12만 명이 넘는 난민이 지내고 있습니다.

한 텐트 안으로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난민 통역 : (바닥에 이불이나 깔개도 없나요?) 밤에 이불을 가져다 깐다고 합니다.]

텐트 안 부엌도 빈 상태 그대로 입니다.

8개월 전에 빈손으로 이곳에 온 함메르씨 가족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날씨와 비위생적인 환경이 참기 힘들다고 털어놓습니다.

참다못한 가족들은 얼마 전 캠프 안에서 암거래되는 카라반을 한 채에 200달러를 주고 샀습니다.

함메르씨 가족은 카라반 3채를 연결해 임시 부엌과 화장실까지 갖춰놓았습니다.

[저희가 안쪽을 볼 수 있을까요?]

한 가족이 한 달에 하나씩 받는다는 구호품 박스 안에는 통조림과 분유, 치즈, 세면용품 등이 들어 있습니다.

어렵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이들은 내전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멥헬/56세, 함메르씨 어머니 : 시리아에 있는 우리 집과 가정, 삶, 모든 게 엉망이 돼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기다림에 지친 난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제 이곳 캠프를 떠나 현지인들과 어울려 사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르단으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 54만 명 가운데 난민 캠프를 떠나 주요 도시로 거주지를 옮긴 이들은 80%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하 륭,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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