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체육 분야를 보면 지금까지는 올림픽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그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선수는 병역 특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새 개정안을 보면 올림픽 금메달, 은메달은 100점 이상이기 때문에 계속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면 60점을 받는 데 기준 점수인 100점이 되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에서 40점을 더 추가로 따야합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2-3년 주기의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도 합계 점수가 90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회에서 또 점수를 추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현재 체육 분야 특례 대상자 51명 가운데 올림픽 1위와 2위는 6명에 불과합니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합치며면 45명이나 됩니다. 병무청이 마련한 새 규 정이 그대로 시행되면 병역 특례자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예술 쪽도 현행보다 기준을 상당히 강화했습니다. 그동안 국제음악대회나 국제무용대회에서 2위 이내에 입상만 하면 병역 특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새 규정에 따르면 4-5년 주기의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야 바로 예술 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고 그 밖의 입상자는 추가로 다른 대회에서 포인트를 더 쌓아 100점을 넘어야 합니다.
체육계에서는 병역 특례 대상이 대폭 축소되는 것만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설상가상으로 예술 분야와의 형평성도 맞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위에 올린 점수 부여 기준표를 놓고 비교해보면 2-3년 주기의 국제예술대회와 2-3년 주기의 세계선수권의 배점 차이가 확연히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술 분야의 부여 점수가 2배 이상 높습니다. 국내 체육인들은 내년 소치동계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병무청의 개정안이 대표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린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 선수가 금메달,은메달,동메달을 모두 휩쓸어도 획득 점수가 90점 밖에 되지 않아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입니다. 서정복 국가대표 지도자협의회 회장은 “병무청이 내놓은 안은 부당하다. 이런 식이라면 운동을 하지 않을 생각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병무청은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올 해 안에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인데 체육계의 거센 반발이 최대 난관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