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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열사병과 일사병의 차이를 아시나요?

[취재파일] 열사병과 일사병의 차이를 아시나요?
열사병과 일사병의 차이를 아시나요? 그게 그거지, 거의 비슷한거지라고 생각하시면서도 막상 그럼 왜 열사병, 일사병처럼 이름이 따로 있는 건지는 잘 모르셨던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취재를 하면서 그 차이를 알게 됐습니다. 사실 열사병과 일사병은 거의 같습니다. 결론이 너무 허무하신가요? 하지만 아주 약간 다른 점이 있긴 있습니다.

열사병과 일사병은 증상에 있어서는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통과 나른함, 피로감, 심장 두근거림, 어지러움 그리고 심하면 의식혼동과 실언 등이 열사병 그리고 일사병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또한 지나치게 열과 관련되서 나타나는 질환 즉 열 관련 질환이라는 점도 같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냐구요? 똑 같은 열 관련 질환이지만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서 열 관련 질환에 걸릴 경우를 일사병이라고 표현합니다. 열사병은 일사병을 포함해 열 관련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즉 열사병이 일사병보다 훨씬 큰 개념입니다. 모든 일사병은 열사병이지만, 모든 열사병이 일사병은 아니다..는 정도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뙤약볕 아래서 오래 서있거나 작업을 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냉방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쪽방등에서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 분들이 열사병에 잘 걸리기 쉬운데요,
직사광선은 없더라도 덥고 습한 곳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탈수 증세가 오면서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땀구멍이 위축되기 때문에 땀을 통한 온도조절능력이 젊은 사람에 비해 6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르신들 중에는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당뇨나 고혈압 치료제가 대부분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탈수 증상이 오기 쉽습니다. 게다가 어르신들의 경우 열사병 증상이 와도 그저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체력이 떨어져서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넘기는 등 열사병 초기 증상에 대한 자각이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만큼 보다 많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열사병보다 증상이 조금 덜 한것이 바로 열탈진입니다. 열탈진 역시 증상은 열사병과 거의 비슷하고, 열탈진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이 둘 사이에는 증상에 있어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열탈진은 몸은 힘들지만 의식이 또렷하고 특히 땀을 많이 흘립니다. 반면 열사병은 실언을 하는 등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무엇보다 땀을 전혀 흘리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몸이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열사병을 방치하면 체온이 계속 상승해서 결국 근육과 장기가 손상되게 됩니다.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질환입니다.

열탈진은 이에 비하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해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적절히 공급받으면 금새 회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 즉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특히 몸에서 땀이 나지 않는 사람은 즉시 응급실로 옮겨서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곧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예고되고 있는데, 열사병이던 일사병이던 열탈진이던 예방이 최우선일 것입니다.

정수기 캡쳐_500


무엇보다 기온이 높은 날에는 낮 12시부터 5시까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서 체내에 수분을 적절히 유지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게 좋다고 해서 아무거나 다 마셔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수나 이온음료, 과일주스는 많이 드실 수록 좋지만, 커피나 에너지 음료처럼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 음료는 더울 때에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탈수증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술은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열탈진이나 열사병 초기에 몸에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의사의 정확한 진단 없이 열을 낮추기 위해 해열제를 드시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운 날씨에 몸이 이상하다 싶으시면 절대 자가진단을 하지 마시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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