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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정상적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 인정"

<앵커>

대법원이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서도 강제로 성관계를 맺으면 강간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임찬종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법원은 아내를 흉기로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40대 남성에 대해 강간죄에 해당한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선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난 1970년 판례를 43년 만에 뒤집은 겁니다.

재판에 참여한 대법관 13명 가운데 11명은 "부부는 성생활을 함께 할 의무가 있지만, 폭행이나 협박에 의해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양승태/대법원장 :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헌법이 정한 개인의 존엄과 가치, 양성의 평등, 행복추구권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혼인한 부부 사이의 성생활에 있어서도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보장되고 또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상훈, 김용덕 대법관은 강간죄의 객체에 아내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부부간 강간죄에 대해 프랑스와 미국은 1980년대에, 영국, 독일도 90년대 들어 인정하고 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당연한 판결이라며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강압의 정도를 입증하기 어렵고 이혼소송에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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