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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두 정유미를 보면 왜 괜히 눈물이 나죠?

드라마 속 두 정유미를 보면 왜 괜히 눈물이 나죠?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배우 정유미가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KBS ‘직장의 신’에 출연하는 정유미는 우리사회 씁쓸한 현실을 마주한 계약직 사원을, SBS ‘원더풀마마’에 출연하는 또 다른 정유미는 파산 후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철부지를 그리고 있는 것. 각기 다른 색깔과 연기 스타일을 보이는 두 배우가 내공 있는 연기력으로 우리사회 씁쓸한 단면을 드러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먼저 현실적인 캐릭터로 주목을 받은 건 ‘직장의 신’의 정유미다. 계약직 사원 정주리 역을 맡은 정유미는 직장에 헌신하며 열심히 일하면서도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부당함을 당하는 ‘을’(乙)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루저’라고 한숨만 쉬진 않는다. 정유미는 한결같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철저히 ‘갑’(甲)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버티고 있는 강인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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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주리에게는 크고 작은 위기들이 쉬지 않고 닥친다. 지난 방송에서 주리는 자신이 낸 기획안이 와이장 그룹 사내 기획안 공모전의 최종 심의에 올랐지만, 오히려 계약해지 통보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정주리는 “지금처럼 함께 일하고싶은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에요? 그냥 내 자리에서 일하고 싶은 건데”라고 절규했다.

정유미가 한 이 말은 88만원 세대에게 잔인하리만큼 가혹한 현실을 향해 계약직 사원들을 대신해 설움을 토해낸 것과 다르지 않았다.

‘원더풀마마’에서 정유미가 연기하는 고영채는 ‘직장의 신’ 정주리와는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이다. 정주리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빚더미를 안고 대학을 졸업한 인물이라고 하면 고영채는 윤복희(배종옥 분) 덕에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지만 어머니의 위장파산을 한 이후 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인물.

부자 어머니의 울타리를 벗어난 고영채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고영채는 취업을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았지만 스펙이 없다는 이유로 싸늘한 냉대를 받는다. 할 수 없이 고영채가 ‘취업’ 대신 ‘취집’(취업 대신 선택한 결혼)을 결정하자 더 차가운 현실이 다가왔다.

고영채가 평소 친한 디자이너에게 선 자리를 주선 받지만 집안이 망했다는 소식이 마담뚜 귀에 들어가면서 물세례 봉변을 당했다. “내가 너 같은 날파리 때문에 생매장 되어야겠니”라며 고영채는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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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마마’에서 고영채는 세상물정 어두운 ‘된장녀’로 그려지는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영채란 인물이 표현하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고영채는 능력보다 ‘스펙’이 인정받는 사회, 집안 배경이 없으면 멸시 당하는 결혼관습 등 차가운 현실에 대해 깨달으면서, 진정한 어른으로 변하는 성장기를 그릴 예정인 것.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배우는 현실적 소재의 드라마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배역으로 ‘씁쓸한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깝긴 하지만 두 배우들의 호연은 현실에 상처받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안을 건네고 있다.

kykang@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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