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자매는 지난 4월 열린 ‘제4회 K-POP Collection in Seoul’(이하 ‘K팝 컬렉션’)을 마치고도 다음 작품 눈비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K팝 컬렉션’에서 서승연이 선보인 ‘데니쉐르’ 무대는 단연 눈길을 모았다. 화려한 드레스는 물론 란제리를 모티브로 한 색다른 드레스는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대중들과 보다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서승연(이하 연) “‘K팝 컬렉션’은 트랜디한 느낌을 갖고 있으면서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패션 면에서도 한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서승완(이하 완) “혁신적인 시도 같다. 벌써 4회나 됐지만 패션과 콘서트라는 아이템을 접목시켜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패션을 대중적이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하는데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리 패션 산업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하는 혁신적이고 건설적인 행사라고 생각한다. 참여하는 업체들 중에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도 많이 있지만 아직 생소한 브랜드나 속옷 업체들이 도약할 수 있는 밑바탕도 돼 주는 것 같다. 웨딩드레스 쇼 같은 경우도 생각보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그런 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렇게 쇼를 앞두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을 수반한다. 서승연의 이런 고민의 산물이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드레스 들이다.
“창작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능이 많고 상당히 느낌이 풍부한데 그것들을 어떻게 각자의 색깔에 맞게 표현하느냐를 늘 고민한다. 그런데 그런 고민은 나만 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다 느끼는 부분이다. 늘 공부를 많이 하고 조사도 많이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어떤 옷을 입고 싶어 하는지를 공감하면서 꿈의 드레스를 만들고 싶다. 또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잘 이끄는 디렉터 역할도 중요한 부분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컬렉션에 서고 그러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매번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살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서도 계속 달릴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다.
“이걸 놓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이것이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새로움을 향한 그 욕망이 앞으로 달릴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도 속으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직업임을 잘 알기에 후배들에게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요즘에는 디자인 그 자체보다 사업적인 것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류 사업의 한 분야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체력과 끈기도 정말 중요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끝까지 남겠다는 심지가 필요한 것이다.”
체력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서승연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아이가 있는 엄마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서승완 역시 피부가 비단결이다.
“사실 어렸을 때 나와 동생(서승완) 모두 수영을 했다. 스포츠를 워낙 좋아해서 스포츠를 한 게 승부 근성을 키워준 것 같다. 기초 체력이 좋다보니까 밤을 새워도 거뜬하다. 물론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웃음)”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K팝 컬렉션’을 통해서 잠깐 볼 수 있었던 란제리 상품들을 출시한다. 이번 달 말께면 ‘데니쉐르’에서 선보이는 꿈같은 란제리를 만나 볼 수 있다.
연 “드레스에 대한 로망을 그대로 속옷에 입혔다. 최고급 꾸뛰르 란제리를 좀 더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완 “생존력을 키우려면 아무래도 아이템 자체를 다각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드레스는 로망이고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아무래도 많지 않은데 속옷은 그런 로망을 매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K팝 컬렉션’에서 란제리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게 나왔다.”
서승연과 서승완은 없어서는 안 될 환상의 파트너다. 서승연은 “동생이 없었으면 아마 디자이너를 포기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연 “경영과 디자인을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디자인과 경영이 분리되면서 더욱 디자인에 열중할 수 있게 됐다.”
완 “회사에 다니다가 함께 일하게 됐다.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끝까지 허물어지지 않을 파트너라는 것은 너무나 좋은 점 같다. 반대로 너무나 잘 아니까 푸시를 잘 못한다. 일로 만난 사이면 때로는 전후 사정 생각하지 않고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언니다 보니까 힘들어하는 게 보이고 그러면 그게 잘 안되더라.”
두 사람 모두 아이를 키우면서 열심히 일하는 워킹맘이다. 워킹맘이라면 이들 자매의 노하우가 궁금하지 않을까.
연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살면서 느낀 것은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해주지는 못해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며 그 마음을 아이도 알아줄 것이라는 거다. 얼마 전에 운동회가 있었는데 열심히 달리기도 하고 그랬다.(웃음)”
완 “시간이 나면 가능한 아이들과 보내려고 한다. 우리가 처음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일요일에 쉬는 문화가 없었는데 그 때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일만큼은 쉬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은 가족과 보냈다.”
조수미, 소녀시대, 카라, 옥주현, 정시아 등 많은 스타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데니쉐르’지만 정성껏 만든 작품을 꼭 입혀주고 싶은 스타들도 있다.
완 “결혼 소식을 알린 백지영-정석원 커플을 비롯해 혹시 이병헌-이민정 커플, 김기리-신보라 커플이 결혼을 한다면 최고의 드레스로 그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고 싶다.”
서승연은 말한다. 급하게 달리려 하지 않는다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그리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런 행보 속에서 지금의 ‘데니쉐르’가 만들어졌듯 앞으로 그들 속에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일 대표적인 명품이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 서승연과 그녀와 함께 자신의 길을 뜨겁게 걷고 있는 서승완 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다른 사람보다는 더디게 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다. 늘 열심히 했고 잘 다져왔다고 믿기에 뒤로 갈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5년 후에 없어질 수도 있고 100년 후에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가 되겠다는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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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 디자이너 서승연/중간, 함께 일하는 두 사람/아래, 대표 서승완.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