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병원이 새 건물을 짓겠다면서 직원들한테도 기부금을 받았는데, 참여율이 100%에 육박합니다. 이게 성의 표시인지 울며 겨자먹기인지 취재해봤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한 직원이 지난달 관리자에게 불려 갔습니다.
[병원 직원 :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면담을 하자고 하더 라고요. '너는 몇 년 차기 때문에 이 정도 냈으면 좋겠다'.]
병동 증축에 필요하니 기부금을 내라는 요구였습니다.
[병원 직원 : 급 별로 나누어져 있어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80만·100만 원 정도고요. 중간 정도 연차가 되신 분들은 200만 원 정도.]
병원은 기금 모금 업무를 전담할 사무국까지 설치한 상태.
병원은 재단으로부터 병동 증축 사업을 승인받기 위해 직원들의 열망을 보일 필요가 있어 기부를 받았을 뿐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병원 관계자 : 학교법인에서 우리 병원을 새로 짓는 거를 허락을 해주셔야 되는 거예요. 근데 그 허락을 해줄 수 있게 그분들을 움직일 수 있는 표현 방법이 '저희가 이 약정을 직원들이 짧은 기간 내에 정말 많이 참여를 했습니다'였거든요.]
기부를 약정한 직원 명단과 약정액이 직원 식당에 게시됐고 사내 게시판에서 약정 참여 인증 댓글 이벤트까지 벌어졌습니다.
직원들은 압박으로 인식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입니다.
[이미숙/병원 노조위원장 : 누구 얼마 누구 얼마 이렇게 쫙 명단을 공개하다 보니까 직원들은 너무나 속상한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병원 측은 기부금 강요를 한 관리자가 있으면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고 노조 측에 알려왔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홍종수,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