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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아 바시코브스카 "'스토커', 내 영화 중 가장 특별해"

[인터뷰] 미아 바시코브스카 "'스토커', 내 영화 중 가장 특별해"
신비롭다.

할리우드의 젊은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미아 바시코브스카를 본 첫 느낌은 그랬다. 그러나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니 그 내면은 무척이나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배우의 나이를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될 만큼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사려 깊다.

바시코브스카가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뮤즈가 됐다.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에서 바시코브스카는 18세 소녀 '인디아'로 분해 특유의 음울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99분간 발산한다. 

그녀는 '스토커'에서 절제된 대사와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스크린을 꽉 채우는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에게는 할리우드 첫 발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동시에 바시코브스카에게도 이전 보다 강렬하고 성숙된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바시코브스카는 '스토커'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특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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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는 지금까지 내가 작업한 영화 중에 가장 특별하다. 또 '인디아'는 나의 경력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캐릭터이기도 하다. 작품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의 데뷔작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나 큰 영광이었다"

바시코브스카는 팀 버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과 구스 반 산트('레스트리스') 같은 실력파 감독과 연이어 작품을 했다. 나이에 비해 또 경력에 비해 대단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바시코브스카에게도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감독님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비전이 있다. 그것을 달성하는 데 있어 접근 방식도 모두 다 다르다. 박 감독님과의 작업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촬영 전에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미지를 담은 스토리북을 주셨다는 것이다. 촬영하면서 일부 수정된 부분이 있지만, 주요한 것은 스토리북에 기반을 둬 촬영했다. 또 그는 상당히 디테일하다. 은유법을 이용해 장면 장면을 잘 설명해줬다"

바시코브스카는 '인디아'라는 18세 소녀의 심리적 불안을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읽었다. 그리고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 촬영전 박찬욱 감독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불확실한 요소들을 제거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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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에 대해서 이해한 것은 그녀 또한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 이를테면 외로움, 욕망, 갈망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만의 독특한 감정은 이해가 안 가기도 했다. 인디아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야수성이 특히 그랬다. 그래서 그 부분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면서 연기해나갔다"

사진작가 부모님 밑에서 자란 바시코브스카는 어려서는 배우가 아닌 발레리나를 꿈꿨다. 그녀는 "연기를 하기 전에 발레를 했었다. 그런데 발레라는 게 어떻게 보면 진입하기가 어렵다. 신체적으로 특징이나 요건을 갖춰야 발레리나가 될 수 있다. 스스로 좋아서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쳤다"면서 "영화나 연기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발레나 연기나 몸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시코브스카는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래의 배우들과는 다른 깊이 있는 행보에 대해 "나는 작품을 고를 때 이전과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 '스토커'에 출연하게 된 이유도 이전 작품과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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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후속작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담 보바리'다. 2011년 출연했던 에밀리 브론테 원작의 영화 '제인 에어'에 이어 또 한번 고전을 영화화한 작품을 선택했다.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에 계속해서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작품이 좋아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의식적으로 고전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마담 보바리' 같은 좋은 작품을 거절하기 어려워 하게 됐다. 고전이 고전이 된 이유는 그만큼 이야기가 좋고, 인물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클래식이든 아니든 좋은 작품이면 참여하고 싶다"

영화 '스토커'를 전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 개봉하게 된 바시코브스카는 이 영화를 본 관객에게 단순한 당부를 전했다. 그저 '보이는대로 느끼는대로 봐달라는 것'이었다.

박찬욱 감독과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만든 신비롭고 흥미로운 세상을  관객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기자 본인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스토커'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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