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스토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밀러의 각본이 매력적이었기에 '스토커'를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어떤 각본은 누가 연출해도 비슷한 영화가 나오겠다 싶은데 '스토커'는 어느 감독이 다루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영화로 나올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뭔가 채워넣을 게 많더라. 부족하단게 아니라 여백이 많아서 붓을 칠하기 좋은 각본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스토커'를 연출하는 데 있어 크게 중점을 둔 것도 각본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각본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채워넣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어떤 부분은 별로 안 고치고, 어떤 부분은 많이 고쳤다. 영화의 오프닝하고 클로징은 새로 만들었다. 그러나 큰 골격이나 성격, 특히 인물 묘사같은 것은 밀러가 미리 잡아놓은 게 좋아 유지했다"고 말했다.
'스토커'는 18세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영화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각색을 걸쳐 훨씬 근사한 영화로 거듭났다. 박 감독의 세련되고 강렬한 미장센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한폭의 그림 같은 작품으로 재탄생됐다.
'스토커'는 오는 28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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