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아는 ‘돈의 화신’에서는 은비령을,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이영현을 연기하고 있다. 은비령은 돈과 성공을 위해 사랑마저 이용하는 비정한 여인인 반면 이영현은 보통의 가정에서 자란 자유분방한 성격과 당당한 연애스타일을 가진 여자 의사다.
‘돈의 화신’에서 오윤아는 첫 회부터 지세광(박상민 분)과 농밀한 애정행각을 벌이며 충격적인 연기를 펼쳤다. 또 돈 때문에 이중만 회장(주현 분)을 철저히 이용하고 끝내 배신까지 하며 조강지처를 살해범으로 모는 등 악행을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무자식상팔자’에서도 강렬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1년 후배 안성기(하석진 분)와 사랑에 빠진 뒤 이영현은 과감하고 당당한 연애를 고수한다. 거침없는 말투와 자기주도적인 라이프스타일은 현대 여성들이 꼭 닮고 싶은 여성상을 그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은비령, 이영현가 각각의 복잡한 인물구조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이유는 오윤아가 제 몸에 꼭 맞게 소화했기 때문. 오윤아는 돈과 야망에 눈이 먼 여배우의 모습도, 거침없이 사랑을 쟁취하는 현대적인 여성의 모습도 안정된 연기력 속에서 자유자재로 변주하고 있다.
이 같은 오윤아의 활약은 데뷔 10년 차에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뜻 깊다. 레이싱모델 1세대로 이름을 날렸던 오윤아는 엄청난 스타덤을 바탕으로 연기자로 전향했다. 흠잡을 데 없는 몸매와 도시적인 외모는 오윤아가 연기력보다는 미모로 먼저 주목받는 이유가 됐다.
오윤아는 화려한 외모 탓에 배역 선택에 한계가 있었다. 또 “쉽게 뜬 스타는 쉽게 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윤아는 지난 10년 간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연애시대’, ‘공부의 신’ 등에서 차곡차곡 배우로서 믿음을 쌓아나갔다.
그동안 작품에서 오윤아는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노력을 엿보였고 배역의 폭도 넓혔다. 최근 스스로 이뤄낸 오윤아의 전성기는 그의 완벽한 몸매도, 화려한 과거 전력도 아닌 자신이 가진 능력과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이기에 소란스럽지 않지만 더욱 의미가 깊다.
사진=SBS, JTBC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