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는 현재 SBS 수목 대기획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에서 조선을 건국하는 이성계 역을 맡아 종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동안 '대장금', '동이' 등 굵직한 사극 작품에 출연해 드라마의 큰 흥행을 이끌었던 지진희는 이번 작품 '대풍수'로 3번째 사극에 도전했다. 제작 전부터 큰 스케일과 제작 준비 기간 등 큰 주목을 받았던 '대풍수'는 흥행 면에서는 다소 미진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성계 역을 맡아 그간의 사극에서 보여준 이미지나 연기 면에서 한층 진화된 면을 보여준 지진희에게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진희는 지난 2003년 방송된 '대장금'을 통해 올곧은 성품에 자상함과 부드러움까지 지닌 민정호 캐릭터로 열연을 펼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진희와 이영애의 호연은 '대장금'이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과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까지 휩쓸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온화하고 배려 깊은 민정호 종사관의 모습은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이끈 '대장금'에 빠졌던 국내외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지진희를 이상형으로 꼽는 데는 그가 '대장금'에서 보여준 편안하고 다정한 매력의 남성상이 시발점으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후 6년 만에 선택한 두 번째 사극 '동이'에서 지진희는 ‘대장금’에서 보여준 부드럽고 편안한 연기를 바탕으로, 그간 사극에서 보여진 근엄하고 권위적인 왕의 모습에서 벗어나 보다 인간적이고 친숙한 숙종의 모습을 선사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극의 거장 이병훈 감독과 ‘대장금’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며 2연타 흥행에 성공한 지진희는 ‘깨방정 숙종’이라는 수식어까지 만들어내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대장금’으로 이미 중화권에서 큰 열풍을 이끌었던 지진희는 드라마 ‘동이’에서 전작보다 업그레이드 된 연기로 더욱 큰 인기를 구가하며 지난 2011년에는 중국엔터테인먼트 채널 CETV가 선정한 ‘2011 아시아 10대인기스타상’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사극 대작 '대풍수'의 이성계를 맡은 지진희는 ‘대장금’의 온화하고 자상했던 민정호와 ‘동이’의 깨방정 숙종에서 보여준 개성 넘치는 연기를 넘어 한층 강해지고 야성미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돌아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동이'의 숙종도, '대풍수'의 이성계도 그 동안 많은 사극에서 다뤄졌던 인물이지만 지진희가 연기하는 숙종과 이성계는 달랐다는 점이다. 지진희는 이 배역들을 자신만의 차별화된 캐릭터로 재탄생시켰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한층 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지진희는 전작에서 자신이 지니고 있던 장점을 십분 살려 다음 작품에 더욱 발전된 연기로 승화시켜 보여줌으로써 그가 맡는 캐릭터에 대한 믿음을 시청자에게 심어줬다.
사극이라는 장르가 어느 정도의 허구가 가미될 수 밖에 없지만, 역사를 가지고 재창조된다는 특성상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각과 정서는 분명 현대극과는 남다르다. 상대적으로 더 넓은 시청 폭과 역사의 한 구절을 건드리는 장르의 특성에서 시청자에게는 과거 시대를 살았던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에 대한 본래 이미지도 중요하다. 배우의 연기력과 역량도 중요하지만, 믿음과 신뢰감이 가는 배우의 이미지가 사극의 완성도에 있어 주요한 한 축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진희의 이미지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연이은 사극의 성공과 더불어 기본 이상은 구축되어 있었다. 바로 이것이 지진희가 '대풍수'에서 파격적인 이성계를 보여줌에 도 거부감 보다는 신선함으로 각인된 요인이다.
드라마 ‘대풍수’의 인기는 기대에 조금 못 미쳤을지언정, 지진희는 이성계 캐릭터를 재창조하며 ‘대장금’과 ‘동이’를 잇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이제 ‘대풍수’는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다. ‘대풍수’에서 지진희가 마지막까지 이성계를 어떻게 표현해내며 자신의 세 번째 사극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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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