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북구에 사는 이 모(75) 할머니에게 이번 겨울 혹한은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최근 수 년 간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기름보일러 쓰기가 무서워 작년 4월에 가스보일러 교체를 신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공사가 시작될 기미가 없다.
도시가스 요금이 기름값보다는 싸다는 점에서 400만 원의 큰 비용을 무릅쓰고 보일러 교체공사를 신청했으나 '곧 된다'던 공사는 해를 넘겼다.
이 할머니는 유난히 추운 올해 겨울에 기름을 아껴쓰다가 결국 보일러가 얼어 터지는 바람에 한 달 넘게 냉방에서 지내고 있다.
할머니는 "곧 가스보일러로 바꿀 텐데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기름보일러를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최근에 공사업체 사람들이 다녀갔는데 먼저 신청한 사람들이 있어 봄에나 공사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할머니처럼 가스보일러 교체 신청을 하고도 제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대구 북구지역에만 수 십 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주택지역이 많아 가스배관을 묻는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가스보일러 교체를 신청한 지 1년 가까이 지나도록 공사가 되지 않자 주민들은 괴로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북구 복현동의 한 주민(70)은 "가스보일러 교체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비싼 기름값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상당수가 노인들인데 기름값이 비싸 이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측은 "도로 굴착 인허가가 1년에 2번밖에 나지 않는데 공사신청 시점이 언제냐, 또는 기존에 가스배관이 묻혀있는 지역이냐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공사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D사는 "매년 대구지역에서 2만 가구의 단독주택에서 도시가스를 신청하는데 보통 2개월에서 늦어도 6개월 안에 공사가 시작된다"고 밝혀 현실과 적잖은 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
대구시 북구청은 "대구지역에만 보일러 교체공사 업체가 6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민들과 사적인 계약에 따라 공사가 진행돼 행정당국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만큼 공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가스보일러 교체 늑장…노인들 추위에 '벌벌'
업체 측 "도로 굴착, 사업타당성 검토 등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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