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선 침몰사고의 마지막 실종자 시신이 10일 발견됐다.
이로써 사고 당시 실종된 9명은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또다시 '안전불감증'이었다.
작업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만 했다면, 12명의 희생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공사업체 대표와 현장 관리자, 관련된 업체들이 모두 사법처리됐다.
남은 과제도 있다.
거대한 침몰선을 인양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선체까지 완전 인양은 적어도 이달 말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유족과 업체 간 보상을 놓고 불거진 갈등은 수습되는 양상이다.
◇2m 파도에 침몰…12명 사망 = 사고는 지난해 12월14일 오후 7시10분께 울산시 남구 용연동 앞 0.9마일 해상의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공사 현장에서 일어났다.
근로자 24명이 콘크리트 타설 작업선인 '석정 36호'에서 육지행 예인선을 기다리던 때였다.
높이 2m 이상의 파도에 배가 흔들리면서 콘크리트 타설장비가 부러졌다.
24명이 모두 물에 빠졌고, 이 가운데 12명만 구조됐다.
당시 3명이 숨졌고 9명이 실종됐다.
이후 실종자 9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수색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사고 이튿날인 15일까지 시신 4구를 인양한 이후 나머지 5명의 실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름 만인 12월30일 실종자 중 유일한 고등학생인 홍성대(19)군이 발견됐고, 이후 연달아 실종자 인양이 이뤄졌다.
시신이 점차 부패하면서 부력이 증가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날 오전 유일한 실종자인 장기호(32)씨 시신 인양을 끝으로 울산해경은 수색을 종료했다.
사고 27일 만이다.
이 기간 수색에 동원된 연인원은 950여명이며, 장비는1천124척(함정 566척, 민간 선박 558척)이다.
◇불법 개조에 안전불감증까지 = 석정 36호는 불법으로 개조된 배였다.
이 배를 소유한 석정건설은 배에 장착된 무게 450t의 SCP장비(수중 연약지반을 모래를 치환하는 장비)를 750t의 항타선(DCM, 일명 말뚝박기선)으로 무단 개조했다.
법에 규정된 안전진단이나 설계 변경은 생략됐다.
이런 불안요인에 관리자의 안전불감증이 더해졌다.
사고 당일 오전 기상 악화에 따른 사고위험을 인지하고서도 피항하지 않았다.
풍랑주의보 예보에도 "조금만 버티면 파도가 잠잠해질 것"이라며 여유를 부렸다.
닻(앵커)을 인양하는 장비가 고장 나자 울산지방해양항만청 관제센터가 "닻을 끊고 피항하라"고 지시했으나 이마저도 묵살했다.
해경은 석정 36호의 현장소장, 석정건설 대표, 원청회사인 한라건설 현장소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했다.
석정건설 이사는 해경의 압수수색 전 내부문건 등을 숨긴 혐의(증거은닉)로 구속됐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축조공사의 주관 시공사인 한라건설, 지분 참여를 한 동부건설 등 4개 업체, 석정건설 등 총 6개 법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남은 과제는 = 수심 20m의 해저에 가라앉은 석정 36호는 높이 80∼86m, 너비 2m, 총무게 1천t가량의 원통형 철제 타설장비(리더) 5기를 실은 바지선이다.
울산항만청은 현재 리더를 절단해 로프에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7∼18일 1천500t짜리 기중기를 이용해 리더를 인양할 계획이다.
문제는 바지선 인양이다.
해저 바닥이 펄인데다 연료탱크에 물이 가득 찬 상태여서, 물을 빼내고 부력을 확보해 인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희생자 보상 규모를 놓고 한때 극심한 마찰을 빚었던 유족들과 한라건설 간의 협의는 접점을 찾는 모양새다.
한 유족은 "한라건설과의 의견 차이가 많이 좁혀진 상태다"면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을 인양함에 따라 보상 합의를 마무리하려고 양측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인재가 부른 참사' 울산 침몰사고 수습단계
27일만에 마지막 실종자 인양, 바지선 인양이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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