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중인 영화 '레미제라블'(감독 톰 후퍼)의 캐스팅 비하인드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먼저 휴 잭맨은 당초에는 '장발장'이 아닌 '자베르' 역할을 제안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휴 잭맨도 장발장보다는 자베르 역을 더 탐냈었다는 후문이다.
그 이유에 대해 휴 잭맨은 "내가 호주에서 드라마 학교 과정을 마치고 바로 오디션에 가서 'Stars'(자베라의 대표곡)를 불렀다. 그런데 관계자가 "그 노래가 당신과 맞는 것 같지 않다. 당신 목소리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노래를 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가서 배우고 연습해서 다음에 와라"라고 말했다. 그래서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자베르 역을 제안했을 때 그 관계자에게 연락해서 보란 듯이 '이거 봐. 내가 자베르를 하게 되었다고'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을 100번이나 보았을 정도의 광팬이었다. 그는 오래 생각한 끝에 "자베르 보다는 장발장이 자신에게 더 어울리는 역"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휴 잭맨은 감정적으로도 장발장에 더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장발장 역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톰 후퍼 감독과 카메론 매킨토시 역시 확신을 갖고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
비운의 여인 '판틴'을 맡은 앤 해서웨이의 경우 나이 때문에 캐스팅이 되지 못할 뻔 했다. 영화 프로듀서는 "해서웨이가 판틴을 하기엔 나이가 어리고, 코제트나 에포닌을 맡기엔 나이가 많아 맡을 역할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서웨이의 열정은 남달랐다. 그녀는 모두의 만류에도 LA까지 가서 오디션이 참가했으며 장장 3시간에 걸친 오디션 끝에 톰 후퍼 감독에게 칭찬을 받으면서 판틴 역에 캐스팅됐다.
해서웨이는 판틴으로 분하기 위해 체중 11kg을 감량하고, 삭발까지 감행하는 연기 투혼을 불살랐다. 극중에서 해서웨이가 부르는 'I dreamed a dream'는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뽑힐 만큼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판틴의 딸이자, 장발장의 의붓딸인 '코제트'로 분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당초 '에포닌' 역할을 탐냈었다고 한다. 사이프리드는 "11살 무렵 부모님이 나를 필라델피아의 '레미제라블' 공연에 데려가 주었다. 완전히 넋을 잃고 공연 내내 의자에 앉아있었다. 모든 것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 이후, 몇년간 에포닌을 연기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프리드는 자라면서 자신이 소프라노 보이스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에포닌' 보다는 '코제트'가 더 잘 어울리는 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 서서 싸우는 열혈 청년 '마리우스'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은 청년 시위대를 돕는 어린 골목대장 '가브로쉬' 역을 꿈꿔왔다고 밝혔다.
레드메인은 "7살 때 '레미제라블'을 처음 본 이후, 모든 여자 아이들이 코제트 역을 꿈꾸는 것처럼 나는 '가브로쉬' 역이 너무 하고 싶었다. 가브로쉬가 세상에서 제일 멋보였다.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레미제라블'의 모든 곡을 외웠을 정도로 광팬인 레드메인은 이미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가브로쉬' 역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 작품을 출연할 수 있게 된 건 정말 상상도 못하게 된 특별한 일이다"라며 마리우스로서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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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