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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눈에 계속 화장품을…끔찍 독성 실험

화장품 실험에 희생당하는 동물들…대안은?

<앵커>

오늘(14일)은 사람을 위해 혹은 사람때문에 희생되는 동물들 얘기입니다.

최고운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화장품 만들 때 동물실험을 하는데 그 과정이 아주 끔찍하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무리 사람의 안전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해도, 실험 장면을 보면 못 할 짓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입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토끼 수십 마리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몸통이 고정된 채 머리만 내놓고 있습니다.

드레이즈 테스트라고 부르는 눈 자극성 실험인데요.

토끼 눈 점막에 화장품을 계속 발라서, 이상 여부가 생기는지 보는 겁니다.

고통을 느낀 토끼는 눈이 멀고, 결국에는 죽게 되는데요.

동원되는 동물의 종류 뿐 아니라 피부에 바르거나 경구에 투여하는 등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이형주/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팀장 : 굉장히 많은 고통을 가져오고 그 와중에 뭐 몸부림을 치다가 목이 부러지는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는 그런 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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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꼭 저렇게 까지 해야하나 다른 방법은 없나 좀 안타까운데요.

최근 화장품 업계에 변화가 좀 생겼다고요.

<기자>

네, 앞서 보신 영상은 대부분 국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화장품 업체에 잠입해서 촬영한 건데요.

시민단체가 동물실험의 실상을 알리는 시위도 많이 하고, 또, 유럽 연합이 내년부터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전에 있는 화장품 연구소를 찾아가봤습니다.

국제적인 분위기에 맞춰 동물 실험을 중단했다고 하는데요.

대신, 이미 안전하다고 알려진 원료로만 화장품을 만들거나 사람의 몸에서 떼어낸 세포를 키워서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완제품 단계에 이른 화장품은 사람의 팔 안쪽이나 등에 소량을 덜어서 붙인 뒤 하루나 이틀 정도 지켜보면서 자극 여부를 검사하기도 합니다.

[김정철/화장품 연구소 책임연구원 : 토끼나 쥐와 같은 실험동물을 사용하는 대신 면역세포를 배양해서 평가하는 면역세포 배양법, 피부 세포를 배양해서 그 세포 독성을 평가하는 세포 독소 평가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다국적 화장품 회사는 원료 개발이나 수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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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좀 잔인하긴 한데, 의약품 같은 경우에서는 그래도 동물실험이 꼭 필요하지 않나, 이런 의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의약품은 잘못 개발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기 때문에 동물 실험이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는데요.

동물 실험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 대체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제브라피시'라는 열대어입니다.

사람과 유전자가 비슷한데다 몸체도 투명해서 암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석승현 교수/서울대 의대 미생물학 교실 : 어류는 고통을 느끼는 수준이 적다라고 알려져있습니다. 300마리 알을 낳아 다른 동물의 희생도 줄일 수 있어서 장점이 있습니다.]

달걀을 깼을 때 보이는 혈관들을 이용해서 독성 실험을 하기도 하고요.

도축장에서 죽은 소의 각막을 가져와 안구 독성 실험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실험을 동물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는 아직 아닙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동물실험을 해야 할 때는 사전에 계획서를 내고 심의를 받도록 하는 등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을 줄이도록 윤리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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