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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 야구선수다!"…안양 산타즈의 열정

<앵커>

야구 전성시대입니다. 이제 보는 야구를 넘어 직접 뛰며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중에는 여성 야구인도 있습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한데, 실력은 어떨까요?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래전 사용이 중단된 지하도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컴컴한 입구로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여성 야구단 안양 산타즈 선수들.

4,50대 주부에서 20살 대학생까지 야구가 좋아서 모인 순수 아마추어 팀입니다.

[김동연/4번타자 : ((야구하는데) 남편분은 어떠세요?) 그래도 잘 (도와줘요.), (아빠) 성격 까칠함.]

공식 전적 5전 5패 창단 2년째 아직 1승이 목마른 꼴찌입니다.

[박원준/안양 산타즈 감독 : 꼭 1승하는 거야, 오케이?]

지난 2004년 첫 여자 팀이 등장한 후 이제는 모두 30개가 넘습니다.

이번 달에는 처음으로 전국 리그도 열렸습니다.

산타즈는 첫 경기부터 강팀을 만났습니다.

땅볼은 얄밉게 글러브를 빠져나가고 어렵사리 잡았던 공은 야속하게 튀어나옵니다.

1회에만 15명의 타자가 나왔고, 모두 11점을 뺏겼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반격에 나섭니다.

그러나 실수 연발입니다.

3회말 드디어 만루 찬스가 왔습니다.

한꺼번에 넉 점을 뽑았습니다.

[주순희/안양 산타즈 주장 : 저희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상대편은 에이스 투수를 올렸습니다.

방망이는 속절없이 헛돌았고, 3명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14대 4, 콜드게임으로 졌지만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1승을 향한 투혼은 더 빛났습니다.

헬멧으로 공이 날아와도 포수가 막아서도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수차는 첫날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대타로 나선 51살 최고령 선수가 삼진 당하며 경기는 끝났습니다.

2연패 한 산타즈는 결국 예선 탈락했습니다.

[강선희/안양 산타즈 유격수 : (예선 탈락이에요.) 겨울에 더 열심히 해서 저희 팀도 1승하는 날, 다시 한 번 촬영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산타즈 화이팅!]

2만 개가 넘는 남자 야구팀 틈바구니 속에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는 그녀들.

변변한 연습장조차 구하기 힘들지만, 꼴찌든 1등이든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자 못지않게 뜨거웠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채철호,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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