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시끄럽다면서 접시를 던지고 심지어 압정까지 뿌린 매정한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집 값이 떨어진다며 장애인 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나선 아파트 주민들도 있는데요, 이제 이웃사촌이란 말은 옛말이 된 건 아닌지 씁쓸합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물놀이장에 비닐봉지 하나가 터져 있습니다.
누군가 물풍선 폭탄을 던진 겁니다.
아이들도 6명이나 있었던 상황이어서 주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소리가 너무 컸어요. 옆에 있던 아이가 무사했는지부터 봤죠. 너무 어이가 없고 놀라서요.]
물폭탄뿐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접시도 던졌고 아이들이 놀지 못하게 압정까지 뿌려놨습니다.
여름에만 잠시 운영되는 물놀이장에, 같은 아파트 주민이 단지 시끄럽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인 겁니다.
결국 주민들은 이 황당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매정한 이웃 범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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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학동의 한 아파트엔 장애인 복지시설 설립을 막자는 내용의 게시물이 붙었습니다.
집값이 떨어지고 주변에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아파트 관계자 : 전부 집값이더만 장애인 반대는 다 집값이더만 집값하락,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2주 전 구청이 이 아파트에서 50여m 떨어진 공원에 장애인 복지관을 설립하기로 한 뒤부터 아파트 곳곳엔 이런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시끄럽다고 압정을 뿌리고 불편하다며 장애인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현실에서 이웃사촌이란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단어가 돼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