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기온은 그대로 두고 습도만 낮추었던 두 번째 조건에서 책을 읽기가 훨씬 편했다고 했습니다. 쾌적함까지 느끼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조건에서의 끈적함은 훨씬 덜 했다고도 했습니다.
실제로 두 조건에서 불쾌지수를 계산해보면 첫 번째 상황에서는 지수가 76이고, 두 번째 상황은 73입니다. 수치 차이는 3뿐이지만, 불쾌지수 4단계 중, 76은 두 번째 단계인 높음에 해당하고, 73은 세 번째 단계인 보통에 해당합니다. 높은 단계에서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불쾌함을 느끼지만 세 번째 단계인 보통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큰 불쾌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듯 불쾌지수에 따라 일의 능률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는 많습니다. 하지만, 불쾌지수는 다분히 심리적인 요소가 많아 의학적 연구 도구로 사용하는데 부적합한 점이 많습니다. 불쾌지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률이 높았는데, 실제로 정밀한 연구를 통해 기온과 습도의 영향을 제각각 따져 봤더니 습도의 영향은 없고 오직 기온의 영향만 있었다는 결과들이 줄을 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습도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름철 유행하는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은 습기를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기온 26도 상대습도 100%인 상황에서는 1000개의 세균이 100만 개로 증식하는데 불과 2-3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게 식중독 세균입니다. 식중독 세균은 1000개 정도 몸 속에 들어 오면 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만 개 정도 들어오면 병을 일으킵니다. 덥고 습한 여름에 식중독이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수족구병이 습도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입이나 손발에서 시작된 물집이 온몸으로 번지는 수족구병은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싱가포르나 베트남, 홍콩 등 아열대 기후의 나라에서 유행했었는데, 최근에는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발생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외래 환자 1000명 중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17명, 유행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울산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수족구병으로 생후 31개월 여자아이가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수족구병 발생률이 왜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증가하고 있는지 그 이유가 명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일본, 한국에 불어닥친 기후 변화가 수족구병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본에서 발표됐습니다. 일본 후쿠오카 의과대학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7만 3천 여명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해봤더니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수족구병 발생률이 11% 늘어났고, 기온이 같을 때 습도가 1% 올라가면 수족구병 발생률은 4.7% 높아졌습니다. 이런 특징은 특히 4세 미만의 영아에게서 더 두드러졌는데, 그건 4세 미만은 면역력의 성숙이 덜 된 탓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습도는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게는 증세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겨울철 건조한 공기, 그리고 건조한 에어컨 바람은 천식환자에게 발작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위협적입니다.
독일 헬몰츠 대학에서는 이런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2년여 간 관찰해봤더니 습한 공기는 공기 중 오염물질이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10% 정도 감소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니까 습도는 호흡기에는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정한 습도는 얼마일까요? 연구마다 조금씩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세균의 번식도 막으면서 호흡기관도 보호할 수 있는 실내 습도를 현대의학은 30에서 60% 정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