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美 경마사업서 돈세탁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美 경마사업서 돈세탁
미국의 유서깊은 경마대회인 `켄터키 더비'에서 신출내기가 우승권에 드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2009년 9월 뉴멕시코주(州) 루이도소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동종 업계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필로토라는 이름의 말이 1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거머쥔 것.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의기양양하게 트랙에 들어선 필로토의 주인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자신을 소개한 호세 트레비노 모랄레스(45)였다.

같은 시간 국경 너머 멕시코의 한 술집에서는 동업자인 라미로 비야레알이 축배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은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조직 `제타스'의 2인자이자 호세 트레비노의 친동생인 미겔 앙헬 트레비노 모랄레스(38)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앙헬 트레비노는 상대 조직원의 사지를 산 채로 절단할 정도의 잔인함을 내세워 제타 최고의 실세가 됐다.

트레비노 형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경주마 사육업체인 트레머 엔터프라이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마대회에서도 여러 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미국 경마사업에 발을 들인 것은 불법 마약거래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하기 위해서다.

전.현직 수사 요원들은 트레머를 통해 세탁된 검은돈의 규모가 무려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경마사업이 멕시코 마약조직의 미국 진출 거점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트레머는 앙헬의 현금과 호세의 합법적인 체류 신분, 한눈에 좋은 말을 알아보는 비야레알의 안목을 기반으로 오클라호마에 엄청난 규모의 목장을 매입했다.

이들이 보유한 말은 300마리 정도.

트레비노 형제는 범죄단체와 엮인 자신들의 처지를 감안해 죽은 듯 살아야 마땅했지만 말에 대한 열정과 우승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트레머는 미국 최고의 경마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했다.

상금 액수는 총 25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미 연방 수사당국은 12일 오전 몇대의 헬기와 수백명의 요원들을 동원, 트레머 소유의 오클라호마 목장과 루이도소 마구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호세 트레비노와 그의 부인 등 7명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멕시코에서 도피생활 중인 앙헬과 다른 동생이자 역시 제타스의 간부급인 오마르(36) 등 8명을 긴급 수배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제타스가 2010년 1월 제타스가 번식용 암말 2마리를 사려고 하루에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쓰는 것이 수상하다고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타임스는 FBI 수사기록을 인용, 제타스가 미국에서 경주마 매입에 매달 평균 100만달러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