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전체 가구의 무려 59%가 아직도 팩스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영사가 해수 주입 결정을 정부에 긴급 통보할 때도 팩스를 사용했고, 공영방송인 NHK는 유료프로그램 서비스 신청을 팩스로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도쿄발 기사에서 전세계적으로 '퇴물'이 된 팩스가 한때 하이테크의 선두주자로 불리던 일본에서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세계적인 IT 전문 시장조사기관들이 팩스 관련 통계조사 조차 하지 않는 현실에서 일본 국민들만 유독 팩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이웃 경쟁국들에게 경제적인 입지를 빠른 속도로 내주면서도 일본이 변화를 통해 글로벌스탠더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도쿄의 한 IT컨설팅업체에서 일하는 서컨 토토 씨는 "이런 현상은 이른바 '2개의 일본'이라는 유명한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면서 "하나는 아주 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일본이고, 다른 하나는 아주 느리고 혁신을 하지 않는 일본"이라고 말했다.
WP는 한자에서 유래한 일본의 글자 '간지'가 컴퓨터에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있다는 점도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팩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계속되는 또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글자도 역시 컴퓨터 타이핑이 어렵지만 중국에서는 팩스 시대가 이미 지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도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WP는 이밖에도 한국과는 달리 일본 정부가 전화망과 고속인터넷망을 독점 운영하면서 요금을 비싸게 책정한 것도 국민들이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사용보다 팩스를 찾는 이유라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퇴물' 팩스가 일본서 여전히 잘나가는 이유는
WP "일본, 한·중에 밀리면서도 변화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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