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롬니, 부시보다 클린턴에 '윙크'…속셈은

롬니, 부시보다 클린턴에 '윙크'…속셈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유세한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민주당 출신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느닷없이 칭찬했다.

같은 민주당 출신인 현직(오바마 대통령)보다 백 배 탁월하다는 것이다.

롬니는 "거의 한 세대 이전에 빌 클린턴은 큰 정부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했다.

그는 어떤 문제와 관련해서건 새 프로그램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을 통치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자신의 민주당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폐기한 아이디어로 꽉 찬 큰 서랍에 '클린턴 독트린'도 처박았다"고 주장했다.

이로 볼 때 롬니가 클린턴을 좋아한다고 가정하겠지만, 잘못된 생각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올해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1992년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그가 클린턴이 아닌 고(故) 폴 송거스를 찍은 이유를 밝혔다.

클린턴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롬니는 "매사추세츠는 누구든 등록하면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투표할 수 있고, 나는 클린턴이나 테드 케네디를 반대할 기회만 생기면 투표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해 롬니가 클린턴을 칭찬하는 것은 그에게 오바마보다는 클린턴이 낫다는 것이고, 클린턴보다는 송거스가 낫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WP는 롬니는 날마다 백지상태(blank slate)이고, 과거 발언이 어떻건 일관성은 선거에 이기려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이번 발언에는 일상적인 말 뒤집기 외에 더 속셈이 있다고 분석했다.

롬니는 클린턴의 정부관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베이비붐 세대가 늙어가면서 오바마가 경제적 측면에서 덕을 못 본 것은 사실이다.

반면, 세금 측면에서는 클린턴이 집권한 1992년 17.5%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비중이 두 번째 임기가 끝난 2000년 20.6%로 뛰어오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의 15.4%와 비교할 때 롬니가 어느 숫자에 더 행복해 하겠는가.

부유층인 연봉 25만달러 이상에 대한 과세율은 클린턴 시절 39.6%였고, 오바마는 이를 클린턴 때 수준으로 올리려 하는 데 비해 롬니는 현행 35%에서 28%로 깎으려 한다.

그렇다면, 누가 클린턴의 적통(嫡統)인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려는 찰나 기자들에게 "나는 롬니 편"이라고 밝힌 바로 그날, 롬니가 클린턴을 치켜세웠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롬니가 자신을 공식 지지한 부시보다 클린턴에게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물론 롬니나 폴 라이언 하원의원을 포함한 공화당원들은 클린턴이 가르친 교훈을 거부한다.

이들은 클린턴이 부유세를 올렸을 때 한 명도 찬성하지 않고 경제가 짓밟힐 것이라 우려했지만, 경제는 살아나고 재정 적자는 흑자로 돌아섰으며 이 아칸소 시골 출신은 익히 알려진 난관을 딛고 미국민에게 오랜 기간 호감을 사고 있다.

반면 공화당 제안을 그대로 추진한 부시는 덜 좋아한다는 게 조사 결과다.

WP는 롬니로서는 부시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그냥 닫히게 놔두는 편이 나았을 수도 있다고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은 선거 기간 공화당은 클린턴이 오바마보다 훨씬 기업 친화적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을 떼어놓으려 할 것이다.

오바마와 롬니 중 정부와 예산, 세제에 대한 누구 접근법이 더 클린턴을 닮았는지 따져보면 1992년 클린턴에게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아니라고 WP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