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에 있는 의류수거함에 헌 옷 넣으면 어려운 이웃 돕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급격히 늘어난 의류수거함, 각종 단체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이었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가.
의류수거함 철거작업이 한창입니다.
한 집 건너 한 집 의류 수거함이 너무 많다는 민원 때문입니다.
[김동형/서울 개봉동 : 못 쓸 것 가져다 놓고 그런 사람 있거든 사실, 여기 하나 있었던데 또 가져다 놔서 얘기해서 철거시켰어요. 여름철엔 냄새나죠, 더우면.]
의류 수거함이 많이 늘어난 건 역시 가격 때문입니다.
폐의류 1kg은 850원으로 같은 무게의 폐지는 물론 고철보다도 2배 이상 비쌉니다.
[고물상인 : 2년 전엔 고철과 비슷했는데 해마다 갈수록 나오는 양이 줄어들다보니까.]
이러다 보니 각종 단체는 물론 업자들까지 의류 수거 사업에 나서면서, 수거함은 지난달 말 서울에서만 2만여 개에 이르렀습니다.
이들 수거함 대부분은 업자들이 장애인 협회 등에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운영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개인사업자 : (매달) 250만 원 주다가 신체장애인협회에서 치고 들어오는 바람이 150만 원씩 줬어요.]
새로 사업에 뛰어드는 단체까지 생기다 보니 수거함은 도심속의 작은 이권이 됐습니다.
[의류 수거함 사업자 : 국가유공자회에서 강동구에 통 100개에서 120개를 깔아서 그래서 서로 못 깔게 몸싸움을….]
지난 1월엔 특수임무유공자회 회원들이 구청 사무실에 난입해 수거함 철거에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각 지자체는 의류수거함을 불법 점유물로 간주해 모두 철거한 뒤 재정비한다는 계획이지만, 생계 수단을 내세우는 각종 단체와 업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