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을 승인해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는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단지 재앙의 시기가 뒤로 미뤄진 것일 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평가했다.
구제금융은 위기를 일시적으로 넘기게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이탈리아나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과 같이 덩치가 더 크고 시장에 영향을 많이 줄만한 국가들이 재정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유럽의 지도자들은 이를 해결할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및 국가부도 전문가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비관적 전망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이루어진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는 환상"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채무위기 진행과정에서 유럽연합(EU)은 위기국가들에 엄격한 긴축을 조건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정부의 씀씀이를 줄여 누적된 빚을 삭감해나갈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조치는 경기후퇴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채무수준이 낮아지면 채권시장에서 그 나라에 대한 신뢰감이 다시 형성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위기해결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사실이다.
올들어 유럽 국가들의 주식 및 채권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긴축조치가 위기국가들을 경제적으로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지난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 경제가 2011년에 2.6%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 추산으로는 그리스 경제가 작년에 6.8%나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스는 당초 1천300억 유로에 달하는 2차 구제금융을 받으면 채무위기에서 거의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정부 관리들은 그리스 국채를 소유하고 있는 민간 채권단이 70%의 손실을 떠안아줄 것을 희망했다. 그러나 최근 재무장관들이 합의한 민간채권단의 손실률(헤어컷)은 53.5%에 그친다.
금융정책은 시장을 일시적으로 부양할 수 있으며 실물경제에 효과가 미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사례를 통해 알아야 한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하는 통화정책만큼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연준이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시장에 공급하면 금융기관은 엄청난 양의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되는데 반해 유럽 금융기관들은 ECB가 돈을 풀더라도 이에 부응하는 자산을 공시해야 하며 뒤에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부담을 지게된다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NYT "구제금융 통한 위기 극복은 환상"
"재앙이 잠시 미뤄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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