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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반전, 코믹, 섹시…美 수퍼볼 TV 광고 다시보기

미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 미식축구 NFL결승전인 수퍼볼이 끝났습니다. 수퍼볼 방송 사이사이에 방영된 광고가 화제 만발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최고의 인력들이 거액을 들여 만든 광고들이니 워낙 재미있습니다.  미국에서 1년동안 방영되는 광고들 중 최고의 화제작들이 이때 선보입니다. 게다가, 경기 자체는 한 방송사가 독점 계약으로 방송하기 때문에 다른 미디어에서 경기 화면을 보여줄 수 없지만, 광고 화면은 다릅니다. 광고화면을 미디어들이 많이 갖다 쓸 수록 광고를 한 기업 입장에선 이익이니 말릴 이유가 없겠죠. 슈퍼볼 다음날 TV의 각종 뉴스/토크 프로에서는 하루종일 '가장 재미있었던 광고'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이 광고들은 유튜브에 그대로 올라오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다들 보실 수 있습니다. 그중 화제가 되었던 것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 광고 보시죠.

                



http://www.youtube.com/watch?v=cpi2IAec9Ho&feature=player_embedded

이탈리아 자동차브랜드 피아트의 광고입니다. 자동차 광고라는 건 나중에 가서야 알 수 있습니다. 이탈리안 팜므 파탈이 청년에게 이탈리아 말로 뭐라고 한참 말하죠. 학구열 강한 시청자 중에선 "저게 뭐라고 말하는걸까" 궁금해 하기도 하는데, 저런 미녀를 맞닥뜨린 남자들이 어디 그런 거 자세히 따질까요.

이 광고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수퍼볼 TV광고의 여러가지 트렌드를 한꺼번에 보여줍니다. 섹시, 코믹, 반전 코드가 담겨있어야 히트 광고로 대접받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지요. 자동차는 맥주, 탄산음료, 스낵과 함께, 수퍼볼의 가장 큰 광고주 업종이기도 합니다. 미국사람들 대부분이 가족이나 친지들의 집에 모여서 맥주와 콜라, 과자를 잔뜩 쌓아놓고  함께 TV를 보기 때문에, 이런 업종의 광고가 수퍼볼 광고전을 주도하는 겁니다.

다음은 미국시장에서 오랜 세월 가장 많이 팔린 차, 도요타 캠리 광고입니다. 캠리는 미국에서 수년간 '보험료가 가장 싼 차'로 통해왔을 만큼, '믿을 만한 차'였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따분해져버린 차'이기도 했지요. 도요타는 올해 수퍼볼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흥미로운 차"로 캠리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역시 섹시-코믹 코드의 광고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XmWvDgq3_w&feature=player_embedded

미국은 비교광고-비방광고가 우리보다 훨씬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나온 광고 한편 소개하지요.

                


http://youtu.be/dLfuDm4IMOA

GM의 셰브롤레 트럭 광고입니다. 2012년, 마야 전설대로 지구가 멸망했습니다. GM트럭을 탄 사람들은 살았습니다. 한 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친구는 (경쟁사인) 포드(Ford)트럭을 탔고, 결국 목숨을 잃었답니다.

이 광고의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과자('트윙키' )입니다. 트럭과 정크 푸드, 전혀 다른 두 개의 브랜드가 한 광고에 담긴 것인데요. 최근 미국에서 자주 시도되는 기법입니다. 트럭 모는 사람들과 정크 푸드 스낵 즐기는 사람들이 비슷한 소비층이라 가능한 광고이기도 하지요. '트윙키'는  방부제 등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가 "지구가 망할 때까지 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이 있는데, 그걸 상기시킨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맥주 광고는 늘 비슷하기 때문에 건너뛰고, 탄산음료 쪽을 볼까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탄산음료 양대산맥이 격돌했습니다.

펩시콜라는 엘튼 존 등 유명한 음악계 스타들이 등장하는 코믹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Rcf01QTcO6E

반면, 코카콜라는 인기 캐릭터였던 북극곰을 되살려 냈습니다. 미식축구를 보는 팬의 심정을 모티프로 하여 제작했는데, 펩시보다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다른 여러편의 광고를 냈는데, 음악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이른바 '운명교향곡')의 여러 부분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소개한 광고는 제목이 'Superstition'입니다. '내가 경기를 보면 우리 팀이 질 지 몰라' 하는 불안감을 귀엽게 표현했습니다.

                


http://youtu.be/CueNjgmG8UM

광고에선 미녀, 아기, 동물이 인기죠. 아기를 등장시키는 광고 중에, 올해는 맥주 안주로 인기 좋은 짭짤한 과자, 도리토스(Doritos) 광고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http://youtu.be/-vTvZmuUcvI

동물을 모델로 쓴 광고 중에 올해의 수작으로는, 운동화 브랜드 '스케처스(Skechers)'를 꼽을 수 있습니다. 다리 짧고 통통한 프렌치 불독이 그레이 하운드를 경주에서 이기는 모습을 재미있게 담았습니다.

                


http://youtu.be/hGl3QrUrMjg

이 외에도 수십여개의 광고들이 선보였습니다. 광고에서의 media mix라는 관점에서도 올해 수퍼볼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에 광고주들은, 수퍼볼 광고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습니다. 거액을 투자해 만든 광고이니, 수퍼볼 당일 TV에 처음 선보여야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대부분의 수퍼볼 광고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미리 공개됐습니다. 인터넷에 난 걸 보고 적지 않은 신문 등 매체들이 이미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형성된 입소문 속에, 비로소 경기 당일, 광고가 TV에 방영됐습니다. 많은 가족과 친지들이 한 데 모여 화면에 시선을 집중한 상태에서 말이지요.

'광고'라는 미디어의 수용 체험을, '영화'의 그것과 같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미국내 수퍼볼 시청자는 1억 1천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TV로 방영된 역대 프로그램 중 최대라고 합니다. 이는 TV와 인터넷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가 나름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2005년경만해도, 인터넷이 TV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예상이 유행했지만, 두 매체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서로 공존한다는 것이죠.  최대의 다중에게 한번에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데 있어서는 TV만한 매체가 없다는 걸, 이번 슈퍼볼이 확인시켜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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