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상인들의 잇딴 시위와 대기업의 압력으로 수수료 인하를 받아들인 신용카드사들. 영업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부가서비스 축소의 일환으로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달부터 하나SK카드는 자사의 스카이패스 혹은 아니아나클럽 등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카드의 경우 무이자 할부로 결제할 때도 해주던 마일리지 적립을 중단했습니다. 예전까지는 무이자 할부 결제도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다가 회사 사정상 갑자기 안 해준다는 것입니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난 8월 이 서비스를 중단했고 외환카드도 내년 6월부터 무이자 할부시엔 마일리지를 적립하지 않겠다고 고객들에게 최근 고지했습니다.
카드사들이 이렇게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하려는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고객이 카드로 결제해 1마일리지가 적립될 때마다 카드사는 항공사에게 10원~15원을 선지급합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의 경우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1만원~2만원의 연회비를 더 받아 이 비용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연회비는 깎아주지 않은채 마일리지 적용 횟수를 줄이면 그만큼 카드사에게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하나SK카드의 경우 모든 카드를 대상으로 내년까지 전 가맹점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하고 있어 무이자 할부시 마일리지 적립을 중단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하나SK카드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쌓는 회사원 김성호 씨는 "무이자 할부를 자주 이용하는데 갑자기 마일리지 적립을 해주지 않으니 마일리지 적립된 게 절반으로 줄었다. 카드사 횡포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해봐야 할 판결이 있습니다. 지난 6월 서울지방법원은 시티카드사가 자사의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카드의 적립률을 기존 1000원 2마일에서 1500원당 2마일로 무단 변경하자 백여 명의 고객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카드사의 마일리지 혜택 축소가 부당하다고 판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마일리지 적립은 부가 서비스이긴 하지만 카드 선택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핵심 서비스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고객들이 가입 계약을 체결할 당시 '마일리지 적립 조건은 변경될 수 있다'고 상세히 설명받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소송에서 소비자들을 변호한 법무법인 강호의 장진영 변호사는 "카드 가입의 주요 동기가 되는 핵심서비스는 함부로 변경해서는 안 되며 특히 카드사가 고객에게 가입 당시 '마일리지 적립 조건이 중간에 바뀔수 있다'는 내용의 사전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계약 대로 계속 서비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무이자 할부 결제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을 해주다가 갑자기 조건을 바꿔 해주지 않는 것도 고객에게 돌아가는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법원 판결의 취지로 비춰 볼 때 위법한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약관상 부가서비스는 카드사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6개월 전에 사전 고지한 뒤 변경해 합법적인 변경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 변호사는 "지난 6월 법원이 판결한 시티카드 사건 당시에도 카드사들이 그렇게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비록 약관에 '부가서비스는 사정상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더라도 마일리지 서비스는 계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심 부가서비스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바꿔선 안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소비자연맹은 피해자를 모아 내년 1월쯤 마일리지 헤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한 카드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수료 인하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카드사들이 이제 소비자들의 역공에 직면한 것입니다.
금융소비자연맹(http://www.kfco.org/)은 "하나SK카드, 신한카드, 외환카드의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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