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단계업체 이엠스코리아의 영업방식은 조사를 맡은 공정위 직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하고 위협적이었다.
이들의 꼬임과 강압은 취업난으로 고민 많은 대학생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공정위 조사로 드러난 이엠스코리아 영업방식을 단계별로 풀어보았다.
◇고객 유인
대학생들은 판매원이자 고객이었다.
탈퇴 판매원들이 제출한 노하우 노트를 보면 고객 유인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비즈니스단계는 대기업이나 유망회사에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달콤한 말로 학생들을 포섭해 회사와 가까운 지하철 역 등으로 유인하는 과정이다.
안부묻기(첫텔), 상황파악(신상에 관한 것 작성), 운 띄우기(부러움 유발), 뜸들이기 등으로 유혹했다.
6개월만 일하면 1천만원 이상의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허위정보가 활용됐다.
외부와 접촉도 철저히 막았다.
환기단계는 고객을 합숙소와 고객센터로 유인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려고 재미있는 이야기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끝없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10일만 연수를 받고 나가라' 식의 약속도 했다.
유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큰소리로 자신감 있게 말하기 등으로 자기확신을 강화시켰다.
◇합숙생활
합숙소에 들어서면 상위판매원 2~3명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밀착관리를 했다.
기상 시간인 새벽 4시30분부터 취침시간인 밤 11시까지 고객들을 따라다니며 외부출입을 막았다.
고객 소지품은 합숙소 깊숙한 곳에 보관토록 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는 통화내용을 엿듣기도 했다.
취침 시에는 고객들은 출입문에서 가장 안쪽에서 방장과 부방장은 현관문 쪽에서 잠을 자거나 불침번을 섰다.
합숙생활은 1개월을 5일 단위로 나누어 6개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특정 합숙소에서 생활한 뒤 다른 합숙소로 옮기는 식이었다.
단체로 탈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교육센터 생활 및 최초 물품 구입
교육은 상위직급자인 수퍼마스터플래너(SMP) 및 마스터플래너(MP)직급 판매원들이 고객, 하위직급자인 플래너(P), 실버플래너(SP)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교육내용은 주로 제품설명, 성공담, 성공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합숙소 생활(마스터플래너급 이상은 개인생활 가능)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 설명 등이다.
교육센터에서 생활할 때 상위판매원은 고객들로 하여금 전세자금 등의 명목으로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내게 했다.
이것이 어려우면 대출알선 등으로 1인당 350만~550만원 가량의 물품을 사고 판매원(플래너)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대출을 받아도 자신에게 남는 돈은 거의 없다.
한 대학생은 800만원을 대출받아 580만원을 물품대금으로 회사에 입금했다.
물품대금의 22.4%인 130만원은 소매이윤 명목으로 상위판매원 계좌에 빠졌다.
방장에게는 합숙소 비용(월 30만원)을 직접 건네줘야 했다.
주머니에 남은 돈은 60여만원에 불과했다.
물품이 택배로 합숙소에 도착하면 반품할 수 없도록 먼저 상위판매원들이 제품의 포장을 훼손했다.
복분자와 블루베리 등 건강식품은 합숙소 사람들이 물처럼 마시게도 했다.
물품반품은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졌다.
판매원 활동을 하는 것을 안 부모가 직접 합숙소나 교육센터를 방문해 고객을 데려오거나, 경찰에 몰래 신고했을 경우다.
◇판매원 가입 후 판매활동
판매원으로 가입한 고객(플래너 및 실버플래너)에게는 대출금과 이자 부담이 있다는 심리를 악용했다.
대출금 상환과 높은 수당을 지급받고자 후원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실버플래너로 빨리 승급해야 한다고 종용했다.
추가 대출을 받아 물품을 사들이게 하거나 최대한 많은 하위판매원을 모집해야 했다.
판매원으로 등록된 고객은 합숙소에서 매일 6시간 자면서 인터넷 싸이월드 카페 등에서 학교동창, 선ㆍ후배, 군 동기 등을 대상으로 하루 30명의 연락처를 발췌해 연락해야 했다.
결과는 상위판매원에게 매일 보고됐다.
◇회사의 폭리
이엠스코리아는 이러한 방식으로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 84종의 상품을 팔아왔다.
제품가격은 제조원가의 최고 48.8배에 달했다.
제품은 이엠스코리아의 주주 가족이나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만들어졌다.
디케이화장품이 납품한 '네오리아마스크팩'은 원가가 1천350원에 불과하다.
이 마스크는 9천500원에 이엠스코리아로 넘어가 소비자가 6만6천원, 판매가 5만3천원짜리의 고가 상품으로 둔갑했다.
3만3천원짜리 전동칫솔은 소비자가 15만원에, 웰빙복분자는 2만2천원에서 33만원으로 바뀌었다.
이엠스코리아는 현행법상 '판매업자가 판매원에게 판매한 가격이 취득가의 10배 이상이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악용해 법망을 피했다.
판매가격을 모두 취득가의 10배가 안 되도록 조정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취업난 노린 사람장사' 거마대학생 영업 실태
제조원가 48.8배 회사 폭리에 대학생은 '빈털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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