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워야 할 때 춥지 않으면 타격을 입는 농가가 또 생깁니다. 곶감 농사가 요즘 말이 아닌데, 말려놓은 곶감들이 녹아서 땅에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녹아 내리고, 떨어지고, 곰팡이 피고, 마르기도 전에 떨어져 망쳐버린 곶감용 감입니다.
40년 넘게 곶감 농사를 해 온 신규식 씨는 요즘 한숨만 납니다.
한 줄에 30개 이상 달아 놓은 곶감이 불과 10개 정도만 남았습니다.
[신규식/곶감 농민 : 저는 40년 만에 처음입니다. 감 장사 40년 만에….]
한 해 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또 다른 곶감농원, 감 껍질을 깎아 덕장에 매다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이 농장도 이미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덕장에 매단 감들이 홍시로 변해 떨어지는 바람에 5억 원을 들여 다시 감을 구해야 했습니다.
[이찬우/D 곶감농원 대표 : 계약한 것을 위반하지 못해서 새로 빚을 내서 현재 보다시피 새로이 깎고 있습니다.]
곶감 농가 냉동창고마다 홍시로 변해 상품성이 전혀 없는 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국내 곶감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상주의 농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우승/상주원예농협 공판장장 : 약 30~40% 정도가 피해를 보았습니다. 곶감 2000억 시장에서 약 700억 정도가 사라진 셈이죠.]
경남 산청과 함안에서도 15% 안팎의 피해를 보았습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이상 고온 현상이 원인입니다.
이 바람에 보통 다음 달 중순부터 출하되던 싱싱한 햇곶감은 내년 1월에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