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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북 경계 선 탈북화가 "선 없이 그리고 싶다"

<앵커>

인생의 3분의 2는 북에서, 나머지는 남쪽에서 보내고 있는 탈북 화가가 있습니다.

그 경계에서 느낀 감정을 캔버스 위에 펼쳐 보였는데, 권란 기자가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기자>

북한 소녀가 엠피쓰리를 들으며 까르르 웃습니다.

이 소녀들은 이순신 동상이 서 있는 광화문으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유명 브랜드 운동화에 콜라까지 마십니다.

교복과 소년단복, 옷만 다르지 표정은 남과 북이나 똑같습니다.

탈북 작가 선무는 여기서 태어나 자라는 두 딸을 볼 때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북쪽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선무 작가 : 얘가 북에서 태어났으면 지금 이런 모습은 아닐 텐데…]

남쪽 생활 14년째, 북쪽에서 '진리'라 생각했던 것이 여기선 아무것도 아닌 게 됐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것이 소원이었죠. 여기서 생각하면 참 한심한 생각이긴 한데…]

하지만, '탈북' 딱지가 붙은 작가에게 남한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은 아닙니다.

[반응은 냉랭했죠. 첫 전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경찰 보안과 조사받고, 다음 전시도, 그다음 전시도…]

그래도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그리는 예술가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타임지와 인터뷰, 미국, 호주 전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선무 작가는 북에 남겨둔 가족 걱정 때문에 본명도 얼굴도 그림 뒤에 숨깁니다.

선이 없다는 뜻의 이름처럼 선무 작가는 그 어떤 경계도 없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습니다.

[조선 사람으로 태어나서 갈라진 남북을 보고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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