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의 트리폴리 장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확실시되면서 중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우선 리비아의 빠른 안정 회복에 방점을 찍고 유엔과의 협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이 23일 유엔의 수장인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엔과 보조를 맞춰 리비아 전후 '조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데서도 마음 바쁜 중국의 분위기가 읽힌다.
중국은 26일로 예정된 리비아 사태 관련, 유엔 긴급회의에서도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중국이 유엔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아프리카연합(AU)·아랍연맹(AL)의 리비아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서방의 해법과는 거리를 두는 제스처로 보인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이미 예견돼 왔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그동안 리비아 반군 승리의 '주역'이라고 할 서방과는 입장을 달리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군 세력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서방의 무력지원에 힘입어 '승리'를 굳혀가고 차기 리비아 정권이 친(親) 서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은 리비아 기득권을 지키기위한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어 보인다.
중국은 올초 리비아 내전 초기만해도 카다피 정권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고, 서방의 리비아 공습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다가 '전황'이 반군에 유리하게 전개되자 중국은 반군 측과도 접촉하면서 양측의 외교사절을 모두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양다리 외교'를 펴왔다.
최근 며칠새 반군의 적극적인 공세로 카다피 몰락이 현실화되면서 러시아와 더불어 중국도 반군 세력을 리비아의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고 나섰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두 나라는 '포스트 카다피' 세력다툼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이 것이 바로 중국이 리비아 해법을 서방과 차별화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실제 리비아에서 종전을 목전에 두면서 프랑스의 토털, 호주의 OMV, 영국의 BP, 이탈리아의 에니(ENI) 등이 리비아 석유 개발권을 따기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상 배제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2일 반군측 석유회사인 아고코(Agoco)의 압델잘릴 마유프 대변인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서방국가들과는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러시아, 중국, 브라질과는 정치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데서도 중국의 입지가 그런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실제 리비아의 석유개발, 사회간접시설 건설 등의 분야에 3만5천여명의 인력을 투입할 정도로 경협 규모가 큰 중국으로선 최근 상황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반군측은 중국 기업들의 리비아 복귀를 희망하고 기존 계약을 존중하겠지만, 카다피 정권과 체결한 계약에 대해 부정이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혀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그동안 경제급성장을 바탕으로 키워온 '외교력'으로 서방의 해법을 견제하면서 리비아 기득권을 지켜낼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카다피 몰락에 마음 바빠진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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