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같았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반군의 진군 앞에 힘 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중동 다른 국가들의 시위사태도 중대한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 1월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이후 중동·북아프리카 전역을 뒤덮었던 민주화 촉구 시위는 각국 당국의 초강경 진압 앞에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지만 카다피의 몰락은 중동 다른 국가의 시위대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중동에서 반정부 시위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은 시리아와 예멘이다.
시리아에서는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해 11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탱크로 짓밟고 있다.
역내에 우방이 없었던 리비아와 달리 시리아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서방의 무력 개입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불과 다섯 달 사이에 2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당국의 초강경 시위 진압 방식을 감안할 때 비폭력 반정부 시위가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예멘에서도 33년간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의 폭탄공격에 중화상을 입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두 달 넘게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야권과 시위대의 권력 이양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리비아 사태는 아무리 강력한 정권이라 하더라도 민의를 거스를 경우 결국에는 몰락을 면치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어서 시리아와 예멘 시위사태에도 엄청난 후폭풍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활동하는 중동 전문가 라미 쿠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카다피 체제의 붕괴는 시민들의 의지와 국제사회의 지지가 일궈낸 합작품"이라며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의 정권이 시민혁명 여파로 무너졌고 더 많은 유사 사례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비아 사태는 정권에 충성을 다하는 친위대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도 카다피의 퇴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시리아와 예멘 시위대에도 강한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리비아의 경우는 서방 주도의 연합군이 무력 개입하며 반군을 지원한 것이 카다피 체제 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 없이도 시리아와 예멘 사태 또한 얼마든지 급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다른 중동 전문가 제프 포터는 "리비아 사태는 시리아와 예멘 내 시위대에 강한 자극을 줬다"며 "비록 그들이 리비아에서처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시위대와 반군, 야권이 저항을 늦추지 않는다면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두바이=연합뉴스)
카다피 몰락, 재스민 혁명 재점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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